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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장

고설아의 경악스러운 목소리를 들은 고백천과 류예화도 동시에 차창 밖을 내다본다...... 류예화가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말했다. “백천 씨 저기 봐요, 진짜 연화야! 쟤 곁에 있는 남자는 사귀는 사람일까요? 연화는 착한 애라더니 이리 늦은 시간에 남자랑 밖에서 돌아다닌다뇨. 이건 좀 아니잖아요?” 고백천은 썩 기분이 좋지 않은 듯 미간을 찌푸렸다. 첫째는 딸인 연화가 늦은 시간에 남자와 단 둘이서 나왔다는 사실이 비상식적으로 보였기 때문이었고 둘째는 연화가 그 남자와 함께 지하철역으로 들어가는 걸 봤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있던 자리에선 그 남자의 뒷모습과 옆모습만 간신히 보일 뿐 얼굴은 도저히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모두 하나같이 그 남자에 대해 만장일치로 판단을 내렸다! 그건 바로 부유하지 않다는 것! 고설아는 일부러 크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빠, 연화 쟤는 어쩌다가 지하철 타고 다니는 남자친구를 만날걸까요! 정말이지 날이 갈수록 눈도 낮아지네요. 엄마가 전에 소개시켜준 남자들은 적어도 다들 집이랑 차는 있었다고요!” 류예화가 딸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속상한 척 한숨을 내쉰다. ”됐어, 연화 본인이 좋은 게 중요하지! 보아 하니 키도 훤칠하고 몸집도 웅장하니 꽤나 잘 생긴 것 같은데 형편이 별로일까 그게 걱정이야. 집 없다고 결혼 못한다면서 우리 집에 들어와 같이 살겠다고 하는 건 좀 아닌데……“ ”잘 생긴 게 뭔 상관이야! 난 내 딸 사위까지 먹여살릴 돈은 없어! 우리 고씨 가문에게도 체면 떨어지는 일이지!“ 고백천은 딸에게 불만스러웠는지 씩씩대며 말했다. 오늘 방금 큰 딸 고설아와 함께 대형 기획사와 계약을 맺고 술도 몇 잔씩이나 대접 받으면서 잔뜩 우쭐해 있었는데 지금 작은 딸의 저 막막하고 체면을 구기는 꼴을 보고 있자니 실망스러움이 밀려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고설아와 류예화가 눈을 맞추며 씩 웃었다. 모녀는 속으로 고연화같은 계집애도 결국 지하철 타는 거지같은 놈한테 밖엔 어울리지 못한다며 의기양양해하고 있었다! …… 한편 지하철역. 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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