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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장

신이서가 무슨 핑계를 댈까 고민하던 그때 송서림이 침대 옆으로 다가왔다. “결혼식 아직 올리지 않았어요.” 최정희의 표정이 급변하더니 다급하게 말했다. “서림아, 우리 집 상황이 지금 좋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이서는...” “오해하셨어요, 어머님. 어머님이 아직 일어나지 못하셔서 저랑 이서 모두 결혼식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어머님이 깨어나신 후에 어머님이 보시는 앞에서 결혼식을 올리려고요.” 송서림은 설명하면서 신이서를 쳐다보았다. 신이서는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송서림의 임기응변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속으로 감탄했다. “엄마, 사실이에요. 엄마가 아픈데 결혼식을 올릴 생각을 어떻게 하겠어요. 그리고 친정 쪽에 올 가족이 하나도 없는데 올려서 뭘 해요. 만나봤자 불효막심하단 소리만 들을 게 뻔한데.” “이서야, 미안해. 다 엄마 때문이야.” 최정희가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엄마가 없었더라면 나도 이 세상에 없었어요. 그런데 엄마 때문이라니요? 난 지금 엄마가 하루빨리 낫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그래야 결혼식도 올리든 어쩔 거 아니에요.” 신이서의 말에 최정희가 송서림을 쳐다보았다. 지금 이 사위가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 “서림아, 그동안 우리 이서 챙겨주느라 고생했어.” 송서림은 제 발 저린 듯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당연히 해야 하는 건데요. 그리고 이서가 절 계속 챙겨줬어요.” 최정희가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이서는 일찍 철이 들어서 속상해도 입 밖에 꺼내질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는 버릇이 있어. 다행히 널 만나서 손해 보는 일이 적어졌어.” 송서림이 겸손하게 말했다. “제가 이서를 만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두 사람의 얘기를 듣고 있던 신이서는 쑥스러운지 빨개진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이고, 두 사람 뭘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제 칭찬만 해요? 내가 민망할 거라고는 생각 안 해봤어요?” “너도 참...” 최정희가 환하게 웃었고 옆에서 차를 내리던 간병인도 따라 웃었다. “정희 씨, 걱정하지 말아요.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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