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7장

늘 생각이 깊은 송서림은 이 일이 군데군데 이상한 점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우선 둘째 가족은 신가영 하나 말고는 머리가 별로 좋은 편이 아니다. 나쁜 짓, 악한 짓, 횡포한 짓을 일삼지만 똑똑하지는 않다. 그러나 지금 모든 행동이 신이서보다 한발 빠르다. 송서림은 오늘 행동이 그들의 머릿속에서 나온 방법 같지 않다고 생각했다. “너는 시간을 벌긴 했지만 너의 시간도 끈 거나 다름없어. 이 집은 지금 부동산 등기부 등본이 없으니 어머니가 깨어나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신이서는 그제야 깨달았다. “저 사람들이 저렇게 한 이유가 내가 집을 팔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는 거예요?” 송서림이 끄덕였다. 유정인도 어느 정도 실마리를 알아챈 듯 살짝 놀라는 눈치였다. “생각지도 못했어요. 우리가 상황을 안정시킨 것 같지만 사실 그들도 상황을 안정시킨 거야. 협의서가 없으면 너는 집을 팔 수도 없어. 만약 그들이 정말로 추궁하기 시작하면 너도 어쩔 수 없지. 가장 큰 가능성이라면 이 집을 나눠 가져야 할 수도 있다는 거야.” “뭐라고요?” 신이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 사람들 갑자기 머리를 쓰기 시작한 거예요?” 전혜숙과 신건우는 장사하는 사람이지만 그들은 당시 좋은 지리적 위치 덕분에 배당금을 챙겨 먹었다. 그 당시 거리에는 슈퍼마켓이 하나뿐이었고 모든 주민들은 대부분 그들의 슈퍼마켓에 가서 물건을 사야 했다. 하지만 그런 배당금이 늘 있는 것만은 아니다. 특히 그 집안은 신찬영 같은 건달까지 키우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 이렇게 된 것도 어쩌면 쌤통이다. 그런데 그들은 왜 신이서를 물고 늘어지는 걸까? 신이서의 기분이 안 좋은 것을 보고 송서림이 다독였다. “오늘 신가영은 안 왔네? 이상해. 예전 같으면 너를 골탕 먹이는 데 분명 나타났을 텐데. 안 왔을 리가 없는데.” 신이서가 대답했다. “설마 신가영의 머릿속에서 나온 꼼수일까요?” “글쎄. 내가 말한 권성호 기억해? 신가영의 남자 친구잖아. 오늘 이 방법이 어쩌면 권성호의 소행일지도 모르지.” “그렇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