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6장

신건우는 전수미와 전혜숙을 번갈아 보다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대체 왜 이렇게 차이가 큰지 알지 못했다. 신건우의 시선을 느낀 전혜숙은 실눈을 뜨고 눈치를 주었다. 그러고는 신건우의 앞을 막아서서 허리에 손을 올려놓고 말했다. “당신이 바로 이서 시어머니예요? 충고하는데 저 재수탱이를 당장 버려요. 안 그러면 당신도 같이 재수 없을 수가 있어요.” “그래요? 이서는 우리 집안 복덩이인데요? 이서가 우리 집안에 들어온 후로 고스톱을 쳐도 돈이 많이 들어왔고 우리 아들 사업도 나날이 잘되고 있어요. 어떤 사람은 자기가 뿌린 씨가 안 되니까 저런 미신을 믿는다니까요.” “지금... 우릴 욕했어요?” 전혜숙이 분노를 터트렸다. “이봐요, 언니, 내가 나쁜 말 한마디라도 한 게 있어요?” 전수미가 말했다. “언니라니요? 당신 아들이 우리 아들보다 몇 살은 더 많은데 누가 언니예요?” “나보다 어렸어요? 미안해요. 그렇게 안 보여서요.” 전수미가 맞받아쳤다. 전혜숙은 순간 말문이 막혀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같은 여자에게서 늙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화가 나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옆에 서 있던 신이서도 마음이 한결 진정되었다. 송서림과 시어머니 모두 그녀의 편을 들어서 더는 무서울 게 없었다. 사실 전수미가 신건우네 가족의 화를 돋우려고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는 걸 신이서는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전수미는 고스톱을 칠 줄 모르니까. 신찬영과 신가영은 송서림네 가족이 신이서를 이토록 믿는 걸 보고는 필살기를 꺼낼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신가영이 갑자기 엉엉 울면서 신이서의 앞으로 다가갔다. “신이서, 미안해. 사실 우리 여길 오면 안 된다는 거 알아. 근데 정말 어쩔 수가 없었어. 오빠 사업이 망해서 우리 집 이젠 빈털터리가 된 거 너도 알잖아. 전에 만약 네가 돈을 줘서 도와줬더라면 할머니도 위독해지지 않을 수 있었어.” “신이서, 우린 그저 할머니 보러 가자고 널 데리러 왔을 뿐이야. 근데 어떻게 남의 식구들이랑 같이 자기 가족을 몰아붙일 수 있어? 너 시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