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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장

양라희가 용진숙의 옆에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용진숙은 입이 다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 그리고 양라희의 옆에도 낯익은 얼굴의 누군가가 앉아있었다. ‘지난번에 영옥관에서 봤던 그 사모님 아니야? 저분이 왜 여기 있지?’ 신이서가 그들의 관계를 파악하기 전에 양라희가 웃으면서 일어섰다. “이서 씨가 여긴 어쩐 일이에요? 사모님은 우리 고객님의 친구거든요. 저한테 어르신을 추천해주겠다고 해서요.” 이건 양라희와 손정숙의 구실일 뿐이었다. 그 이유는 바로 그들과 강청하를 한데 엮지 않길 바라서였다. 어쨌거나 손을 잡고 신이서에게 복수해야 하니까. 만약 너무 빨리 신분을 들키면 송서림의 의심만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다행히 강청하는 부모님이 임원이라고만 했지 구체적인 신분은 밝히지 않았다. 말한다고 해도 신분이 더 높은 아버지 얘기만 했다. 손정숙은 그래도 나름 잘 숨겼다. 지금 그들에게 있어서 이보다 더 잘 숨길 수는 없었다. “나도요.” 신이서는 용진숙에게 예의 바르게 웃었다. 그때 옆에 있던 손정숙이 신이서가 들고 있는 물건을 힐끗거렸다. 별거 아닌 과일인 것을 보고 피식 웃었다. “이서 씨 선물은 별거 아닌 거 사 와도 마음만큼은 진심이겠죠?” 양라희는 손정숙과 눈빛을 주고받더니 상황을 수습하는 척했다. “사모님, 이서 씨한테 그렇게 말씀하시면 어떡해요. 이서 씨는 일반 가정에서 자라서 어떤 자리에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 하는지 몰라서 그런 건데요. 어르신과의 식사 자리가 처음이잖아요.” 그러자 손정숙이 입술을 깨물면서 말했다. “아무리 이런 자리에 온 적이 없다고 해도 그렇지 오기 전에 잘 알아보고 와야죠. 이건 너무 예의 없잖아요. 어르신이 하도 마음이 넓어서 신경 쓰지 않긴 하지만요.” 신이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손정숙을 쳐다보았다. ‘대체 내가 뭘 잘못했길래 날 이렇게 싫어하시는 거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손정숙이 그녀에게 적대심이 가득하다는 걸 느꼈다. 하지만 신이서는 손정숙과 그전에 만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확신했다.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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