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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장

“아직 그렇게 친하진 않아서 말하기가 부끄러웠어요. 정인 언니, 제 남자 친구도 같은 학교였어요. 우리 다 동문이에요.” 도혜지는 급한 듯 두 사람을 앞으로 밀었다. 그러자 신이서는 농담을 건넸다. “혜지 씨, 또 나 화 나게 하려는 거예요?” 엘리베이터로 들어가기 전에 신이서는 송서림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1층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송서림은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아래층에 도착한 유정인과 신이서는 도혜지의 남자 친구를 만났다. 하지만 말을 시작하기도 전에 남자친구는 도혜지에게 서두르라고 재촉했다. “혜지야, 서둘러. 지금 안 가면 다음 지하철을 못 탈 거야. 여기서 택시를 타면 너무 비싸.” 도혜지는 굳은 표정으로 신이서와 유정인 둘을 향해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럼 우리는 먼저 갈 테니 다음에 제가 저녁을 대접할게요.” “그래요.” 신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정인은 떠나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대학 시절 사랑은 오래 못 가는데.” 신이서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정인 씨, 뭐라고 하셨어요?” “별거 아니에요. 남편이 왔네요. 난 먼저 갈게요.” “네.” 신이서가 가방을 건네자 유정인은 바로 가방을 들고 차에 탔다. 신이서가 차를 흘깃 쳐다보자 차 안에는 정장을 입은 조용해 보이는 한 남자가 허리를 곧게 펴고 앉아 있었다. 하지만 유정인이 차에 탄 후 그 남자는 바로 시동을 걸지 않고 유정인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말하고 떠났다. 차창 너머로 보이는 유정인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신이서는 입술을 꾹 다물고 이 일에 끼어들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하려던 찰나 전수미의 전화가 걸려왔다. “어머님, 무슨 일이세요? 오늘 돌아가지 않으셨어요? 뭐 잊은 거 있으세요?” 전수미는 지난 며칠 동안 송서림의 집에서 젊은 부부가 잘 지낼 수 있도록 독려했다. 전수미가 세심하게 신경 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수미는 자애롭게 웃으며 말했다. “그건 아니고. 용성 그룹 사모님이 나한테 연락이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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