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서지안은 이해 가지 않았지만 그녀의 말대로 카드를 들고 ATM기 쪽으로 걸어갔다.
그 모습을 본 이진연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빠른 속도로 다가가서 카드를 빼앗으려고 했지만, 신이서가 그녀의 팔을 잡았다.
"이모, 이 카드의 돈을 저에게 주신다고 하셨잖아요? 당연히 한 번 확인해 봐야죠."
"너, 너... 나를 믿지 못하는 거니?" 이진연이 말을 더듬었다.
"믿죠, 하지만 직접 확인하는 게 더 확실하잖아요. 다들 이모가 저를 얼마나 생각해 주는지 알고 싶으시죠?" 신이서는 동료들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다들 고개를 끄덕였고 이진연은 굳은 얼굴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몇십 초 후, 서지안이 경악에 찬 소리를 지르며 분노한 채로 달려왔다.
"이천만 원은 무슨, 이 카드에는 만 원밖에 없어요. 이건 사기 결혼이에요! 이서 언니가 속아 넘어가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나, 나는 몰라." 이진연은 모르는 척하기 시작했다.
"이모, 집을 판 돈이 이천만 원인지 만 원인지 모르세요? 그럼, 제가 얼른 경찰에 신고해 드릴게요. 혹시나 사기당하면 안 되잖아요."
신이서는 긴장한 척 핸드폰을 꺼냈다.
겁에 질린 이진연은 신이서의 손에서 은행 카드를 낚아채고 두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이내 교활한 얼굴을 드러냈다.
"신이서! 내가 찾아와주니까 네가 뭐라도 된 줄 알아?"
"여러분, 이 여자의 진짜 모습을 똑똑히 봐요. 자기 어머니가 아플 때 우리 집 돈을 사기 치려다가 돈을 주지 않으니까 파혼한다고 협박하네요! 우리 불쌍한 아들만 여전히 이 여자를 잊지 못하고 결혼하고 싶어 하고 있어요!"
동료들은 신이서의 어머니가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고운성 어머니의 말을 듣자 신이서를 바라보는 시선이 순식간에 변했다.
이때, 김유진이 나서며 불난 집에 부채질을 했다. "이서야, 결혼은 사랑의 상징이지 돈을 얻는 수단이 아니야. 너희 엄마가 아픈 건 가엾지만 치료비를 내는 건 고운성 씨 의무가 아니야. 이런 이유로 결혼을 엎는 건 말이 안 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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