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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7장

고현진이 왔을 때 지아는 이미 완전히 취해서 한쪽 소파에 쓰러져 쉬고 있었다. 뽀얀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딱 봐도 적지 않게 마신 듯했다. 부채처럼 촘촘한 속눈썹에는 아직도 눈물이 맺혀 있는 것 같았다. 그녀가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본 고현진의 마음은 마치 무언가에 갈가리 찢어진 것 같았다. 간단한 인사말을 나눈 그는 지아의 팔을 자신의 목에 건 채 양손으로 그녀를 안아 들었다. 며칠 보지 못한 동안 그녀는 또 좀 야윈 것 같다. 품에 안긴 그녀는 몸무게가 이전보다 훨씬 가벼워졌다. 지아는 고현진이 집에 데려다줄 때까지 죽도록 잠을 잤고 그동안 깨어나지 못했다. 고현진은 부드럽게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신발과 양말을 벗긴 뒤 세심하게 이불을 덮어 주었다. 그녀는 앳된 작은 얼굴을 한껏 구기고 있었는데 꿈에서도 불쾌한 일을 당한 것 같았다. 고현진은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 앞에 흘러내린 잔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가 손을 거두려 할 때, 갑자기 지아가 그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천천히 두 눈을 뜨고 촉촉한 눈빛으로 그를 그윽하게 바라보았다. 손을 거두던 동작을 멈춘 고현진의 깊은 눈동자에는 알 수 없는 기운이 피어올라 무슨 생각하는 것인지 똑똑히 볼 수 없었다. “이미 집에 돌아왔으니 푹 쉬어요. 다시는 술을 마시지 말고요.” 전에 고현진의 목소리가 항상 부드러워서 그녀는 늘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상대방의 입에서 이런 공식적인 말이 나왔고 진지한 목소리와 어우러져, 지아는 낯설게 느껴져 잠시 멍해졌다. “며칠 못 만났는데 다른 얘기를 할 줄 알았어요.” 그녀는 그의 손을 꼭 쥐었다. 놓기만 하면 상대방이 사라질까 봐 두려웠다. 문득 그녀는 상대방이 가볍게 한숨을 쉬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는데 한참이 지나서야 고현진은 또박또박 대답했다. “라영의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앞으로 요양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거래요.” 여기까지 말하고는 그는 잠시 멈추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지아는 누군가 심장을 쥐어짜는 것 같은 고통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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