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03장
그녀는 고현진을 돌아보았는데 그는 어머니가 이번에 방문한 목적을 잘 알고 있는 눈치였다.
“아주머니, 오해하셨나 본데 저는 비록 현진 씨 부모님을 만나기로 약속했지만 일찍 결혼할 생각은 없어요.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벌써 잊었어요.”
지아는 은미라의 제안을 바로 거절했다.
‘이 자식, 아마 처음 거절당한 게 아닌가 보네.’
“우린 다른 뜻이 없으니까 긴장할 필요 없어. 너도 알다시피 우린 해외에 오래 살다 보니 국내에 거의 돌아오지 않아. 서로 사랑하는 것 같으니 난 너희들의 좋은 일을 지체할까 봐 이렇게 말한 거야. 당장 결정하라고 강요하는 게 아니고 그저 가능하다면 돌아가기 전에 너희 둘의 혼인을 미리 정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요즘 지아 씨 부모님께서 시간이 편하다면 양가에서 모여앉아 이 일에 관해 얘기해보고 싶어.”
은미라는 이 결혼을 추진하고 싶어 말을 다시 혼인에 관한 화제로 돌렸다.
아직 사업을 시작하지도 않았고 인생 목표도 찾지 못했던 지아에게 있어 지금 결혼한다는 건 잠재적인 위험이 있는 편이다.
지아가 대답하지 않자 은미라는 가방에서 작은 선물 상자를 꺼냈다. 이 상자 안에는 정교하게 생긴 메카니컬 시계가 들어있었다.
이 시계는 싸지 않았는데 작은 도시에서는 집 한 채를 살만한 가격이다.
지아는 받으려 하지 않았지만 오늘따라 은미라는 다른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열정적이고 심지어 주동적으로 시계를 꺼내어 그녀더러 껴보라고 했다.
지아는 거절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손을 내밀어 착용해보았다.
“정말 예쁘네. 이건 널 위해 맞춤 제작한 것 같잖아. 작은 성의일 뿐이니 사양하지 말고 받아.”
예의상 지아는 선물을 받았다.
은미라가 잠시 앉아 있다가 처리할 일이 있다는 핑계로 먼저 떠나자 거실에는 고현진과 지아 두 사람만 남았다.
엘리베이터가 아직 수리되지 않았지만 고씨네 가문에서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하다 보니 계단에 쌓아둔 잡동사니들은 이미 깔끔히 치워졌고 바닥도 깨끗이 닦아졌을 뿐만 아니라 새로 빨간색 카펫을 깔았다.
계단을 내려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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