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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장

신이서는 흠칫 놀라더니 송서림에게 열 손가락을 내세우며 물었다. "10, 10만 원이면 괜찮을까요?" 송서림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녀의 제안에 말문이 막힐 줄이야. 숙맥이라고 하기엔 그녀는 연애도 해봤다. 그렇다고 모든 걸 다 안다고 하기엔 말로 사람을 약올리는 수가 있다. 부부가 이런 방식으로 정산한다는 말인가? 송서림은 저도 몰래 손을 내밀어 그녀의 이마를 가볍게 쿡 두드렸다. "네 머릿속엔 온통 돈 뿐이야?" "네?" 신이서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방금 송서림이 만진 곳이 마구 뜨거워나고 심장도 덩달아 미친듯이 쿵쾡댔다. 송서림도 당황한 듯싶었다. 방금 자신의 행동이 지나치게 친밀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는 아무렇지 않은 듯 손을 내려놓고 컵을 들어 물 한 모금 마셨다. 이어서 마른기침을 하더니 무심코 말했다. "밥 한 턱 사." "지금 사주고 있잖아요?" 신이서는 앞에 있는 음식을 한 번 보았다. "신이서, 지금 나한테 얼마나 많은 끼니를 빚졌는지 알아? 도시락 며칠 째 안 만들었어? 회의에 관한 일을 도와줬는데 고작 간단한 식사 한 끼로 퉁치려고?" "그럼 10만 원 줄게요. 드시고 싶은 거 있으면 다 사드세요..." 신이서는 말을 채 맽기도 전에 상대의 음침한 눈빛에 숨이 턱턱 막혔다. 그녀는 대뜸 말을 바꿨다. "좋아요, 서림 씨. 제가 크게 한 턱 쏠게요." 소름 끼쳐. 이 남자가 이렇게 바로 얼굴이 바뀌다니. 좀전까지 맑은 하늘에 잔잔한 바람이 불었는데 순식간에 비바람이 몰아치는 거야? 송서림은 그제야 미간을 활짝 폈다. "장소는 내가 정해." "네." 신이서는 본론으로 돌아와 말했다. "그럼 이 문제는 돌이킬 방법이 더 있을까요?" "현재 회사에서 너한테 반성문을 쓰고 공개로 낭독하라고 했어?" "어떻게 알았어요? 우리 회사 내부 사정까지 다 알고 있는 거예요?" 신이서는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송서림을 쳐다봤다. 그는 일개 프로그래머인데 어떻게 파파라치 기자들보다 소식이 더 빠삭하지? 그녀의 회사는 그렇게 큰 회사라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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