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2장

어느 정도 걸은 후 용진숙이 전수미를 향해 가까이 다가오라는 손짓을 보냈다. “수미야, 이리 와봐.” “네, 어르신.” 전수미는 얼른 용진숙의 옆으로 와 그녀를 부축해주었다. 용진숙은 전수미를 부른 후 다시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용태희를 바라보았다. “태희 너는 다시 한번 손님들한테 가서 오늘 일 절대 기자들 귀에 들어가지 않도록 해. 너도 이제 앞에 나서서 이런 일을 처리해야지.” 용태희는 용진숙이 자신에게 중요한 일을 맡겼다는 것에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엄마.” 그러고는 바로 손님들 쪽으로 다가갔다. 용태희가 멀리 떠난 후 용진숙은 전수미의 손을 덥석 잡았다. “수미야, 너는 똑똑한 아이니 이 일에 관한 네 생각을 한번 얘기해봐.” “이번 일은 제 며느리도 얽혀 있어 제가 말씀드리는 건 좀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전수미가 중립을 지키며 말했다. “수미야, 너는 지금 내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야. 만약 내가 이서를 의심했다면 너한테 이런 질문도 하지 않았겠지. 일이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은 것 같아 네 생각이 궁금한 것뿐이야.” 용진숙은 사람들이 없는 쪽으로 발걸음을 돌리며 전수미에게 물었다. 전수미는 결혼을 잘 못 한 것 빼고는 언제나 똑 부러졌기에 용진숙은 줄곧 입을 다물고 있던 전수미라면 뭔가 짐작 가는 게 있으리라고 확신했다. 그 말에 전수미는 용진숙과 조금 더 거리를 좁히고 낮게 말했다. “전에 제가 송진성과 스캔들이 났었잖아요. 그때 송진성이 그걸 빌미로 우리 둘 사이를 인정하게 하고 어르신께 다리를 놔달라고 협박해왔어요. 물론 거절했고요.” “너 말이야. 연기에 너무 몰입한 거 아니니?” 용진숙이 송진성 쪽을 힐끔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자 전수미가 머쓱하게 웃으며 계속 말을 이었다. “뭐가 됐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오늘 이런 일이 일어난 게 어쩌면 송진성 일가의 계획일 수도 있다는 거예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송씨 가문에는 제대로 된 인간이 없으니까. 아까 북치고 장구 친 것도 도연이를 궁지까지 내몰려는 거겠지.”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