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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6장

신이서는 별다른 말 없이 다시 송서림과 함께 안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신가영네와 거리가 조금 벌어졌을 때 송서림에게 물었다. “권성호는 왜 신가영한테 이미테이션을 사준 걸까요? 만약 누가 알아채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알아채도 얘기는 안 할 거야. 이런 자리에서 누가 소란의 불씨가 되고 싶겠어. 하지만 말하지는 않아도 표정까지는 숨기지 못하겠지. 아마 대놓고 무시하거나 자기들끼리 수군거릴 거야. 사람들이 그렇게 나오면 신가영은 어떻게 할까?” “아마 기가 확 죽을 것 같은데요? 이런 곳에서는 무시당해도 소란을 일으키지는 못할 거예요.” “맞아. 권성호가 원한 게 바로 그거야. 아까 권성호가 사진 찍히지 않으려고 얼굴 가리는 거 봤지? 만약 약혼녀한테 신가영과 함께 있다는 말이 들어가면 어쩌면 약혼이 깨질 수도 있어. 그런데 하필 신가영은 사람들 앞에 나서서 뽐내는 걸 좋아하고, 그러니까 이런 방법으로 신가영의 기를 죽이려는 거야.” “세상에, 거기까지 생각한다고요?” “응. 하지만 덕분에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어. 권성호가 약혼녀를 무서워한다는 거.” “그러네요. 아니면 당당하게 굴었을 테니까요.” “권성호 쪽을 해결하는 건 생각보다 더 쉬울지도 모르겠어.” 송서림은 말을 마친 후 휴대폰을 꺼내 들어 신가영과 권성호가 다정하게 서 있는 사진을 찍었다. 그러고는 바로 인터넷에 올렸다. 신이서는 그의 신속한 처리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때 그녀의 시야에 익숙한 누군가가 들어왔다. 그 누군가는 바로 양라희였고 그녀는 하늘색 드레스를 입은 채 용진숙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용진숙은 양라희를 꽤 마음에 들어 하는 편이라 그녀를 대동한 채 손님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양라희는 그럴 때면 마치 용진숙의 손녀라도 되는 듯 행동했다. 신이서는 그 모습을 보고는 바로 송서림과 함께 다른 곳으로 가려고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몸을 돌리려는 찰나 양라희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양라희는 신이서를 확인한 후 용진숙에서 귓속말로 뭐라고 했다. 이에 용진숙은 주변을 물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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