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말을 마친 허남준은 강서윤의 대답을 기다렸고, 강서윤은 눈앞에 놓인 서류만 바라보았다.
퇴원하면 병원과 아무 상관도 없을 거란 생각에 강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서명할게요. 석진이 일이 더 중요해요.”
다급하게 말하는 강서윤을 보며 허남준은 침묵을 지켰다.
만감이 교차했다.
문석진을 위해서 강서윤이 이렇게까지 한다니.
일단 봉합하면 그 고통은 보통 사람이 견딜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환자의 의사를 존중합니다.”
그렇게 말한 후 허남준이 떠나고 류민희는 무기력한 눈빛으로 강서윤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서윤아, 너 정말 문석진 때문에 이사회 전체에 반기를 들 생각이야?”
류민희가 돌아봤지만 강서윤은 고개만 끄덕였다.
“석진이는 원래 혼자였잖아. 그러니 더더욱 내가 도와줘야지. 게다가 이건 애초에 내 잘못이니까 명확하게 설명해야 해.”
류민희는 그저 깊은 눈빛으로 강서윤의 초조한 모습을 지켜보았다.
“서윤아, 문석진의 모든 게 결국은 너한테서 뭔가를 얻어내기 위한 거짓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
류민희가 떠보자 강서윤은 얼굴을 찡그렸다.
“민희야, 설마 아직도 석진이를 의심하는 거야? 석진이한테서 희망을 보아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망스럽네.”
강서윤이 손을 내저었다.
“넌 먼저 나가서 기다려.”
강서윤은 싸늘한 얼굴로 류민희와의 대화를 거부했고 이 말을 들은 류민희의 얼굴은 침울했다.
돌아온 허남준은 때마침 복도에 있는 류민희와 마주쳤다.
“이건 그 쪽한테 줄게요. 12시간만 버틸 수 있고 그 뒤엔 병원으로 돌아와야 해요.”
류민희는 허남준이 건네는 주사기를 바라보며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받았다.
“허남준 씨, 서윤이를 돌봐줘서 고마워요. 내일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쪽이랑 상관없는 일이에요.”
이 사태의 방관자로서 류민희는 모든 과정에서 가장 억울한 사람이 허남준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류민희 씨, 이건 강서윤 씨의 개인적인 문제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병원을 나가기만 하면 나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요.”
허남준은 말을 마친 뒤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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