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화
강서윤이 그냥 보낼 리 없었다.
“하고 싶은 말 없어요?”
그녀가 슬쩍 고개를 돌리자 허남준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카페에서 일어난 일 말인가요? 그쪽 회사에서 완전히 막은 것 같던데요.”
허남준은 명예와 관련된 것이라면 강산 그룹에서 발 빠르게 처리할 것을 알았다.
강서윤은 얼굴을 찡그렸다.
“방금 석진이가 그쪽이 먼저 도발했다던데요. 정말 채청아 씨와 데이트했어요?”
강서윤이 답을 알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눈빛으로 돌아보자 허남준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건 강서윤 씨와 상관없는 일이죠. 의사는 자신의 사적인 일을 남에게 말하지 않아요.”
허남준은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고, 강서윤도 닭백숙을 건드리는 대신 허남준만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내가 그쪽을 높게 평가하니까 요리도 시키는 거예요. 당신은 이 강서윤이 버린 남자라는 걸 명심하고 헛된 희망 따위 품지 말아요. 우리 둘은 같은 세상 사람이 아니니까.”
강서윤은 말을 마치고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신세 진 건 이미 다 갚았어요. 그러니까 허남준 씨, 석진이한테 그러지 마요.”
허남준이 문득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강서윤 씨를 너무 과대평가했네요. 이미 진실을 다 아는 줄 알았는데. 그러니까 강서윤 씨는 문석진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 거죠?”
허남준이 바라보자 강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난 석진이를 잘 알아요. 이런 식으로 날 속일 이유가 없죠.”
강서윤이 자신의 판단을 얘기하자 허남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엔 그래도 강서윤이 알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그녀를 너무 똑똑하게 본 것 같았다.
“강서윤 씨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내 쪽에서 오히려 더 서둘러 떠나고 싶네요. 난 문석진이 마음에 안들거든요.”
그렇게 말하며 허남준은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
그가 강서윤에게 국을 가져다준 것도 이때가 마지막이었다.
병실은 다시 적막이 감돌았고 강서윤은 닫힌 병동 문을 바라보았다.
‘허남준이 성질도 부릴 줄 아네?’
별장에서 문석진은 초조한 듯 나지숙만 빤히 쳐다보았다.
“엄마, 내가 흥분하지 말라고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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