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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허남준, 너랑 쓸데없는 말 하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앞으로 다시는 나한테 전화하지 마.” 강서윤이 전화를 끊으려 하자 허남준이 급히 해명하려던 찰나, 갑자기 귀를 찌르는 비명이 들려왔다. “강서윤!” 허남준이 다급하게 소리쳤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불길한 예감이 스친 허남준은 곧바로 류민희에게 전화를 걸었고 동시에 응급실로 향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밖에서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들려오자 허남준은 한걸음에 뛰어나갔다. 그리고 류민희 또한 초조한 얼굴로 의사들과 함께 뛰어 들어왔고 허남준을 보자마자 다급히 다가와 말했다. “서윤이가 교통사고를 당했어요! 의사 말로는 수술이 필요하다는데... 전 다른 사람은 믿을 수 없어요.” “그러니 허남준 씨가 제발 꼭 서윤이를 살려주세요!” 류민희는 절박한 표정으로 허남준의 팔을 붙잡았다. 그녀의 모습을 본 허남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진정하십시오. 제가 있는 한 절대 강서윤 씨를 위험에 빠뜨리진 않을 거니까.” 그는 단호한 눈빛으로 말한 뒤, 곧바로 수술실로 들어갔다. 냉랭한 수술대 위, 강서윤은 이미 마취가 돼 있는 상태였다. 가장 심각한 부상은 다리에 있었지만 다행히도 큰 사고는 아니었다. 긴 복도에서 류민희는 발을 동동 구르며 수술실 불이 꺼지길 기다렸다. 류민희의 이마에는 땀도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한참 뒤, 문석진이 느지막이 병원에 도착했다. 그는 나지숙과 함께였다. 류민희는 원래 문석진에게 따질 생각이었지만 그가 목발을 짚고 있는 모습을 보고 말문이 막혔다. “서윤이는 괜찮나요? 그냥 간단한 수술이라더니...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거죠?” 나지숙이 수술실을 바라보며 말했는데 그 말투엔 은근한 비난이 섞여 있었다. 류민희는 미간을 찌푸렸지만 병원이라는 장소가 장소인지라 따지지는 않았다. 마침, 그 말을 듣고 막 도착한 장수연이 입을 열었다. “아줌마, 그건 좀 아니죠.” “아무리 작은 수술이라도 정성을 다해야 하는 법이에요.” “더군다나 수술받는 사람이 강산 그룹의 대표라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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