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금동은 손가락 마디가 굵고 손끝과 손바닥에 굳은살이 가득했다. 누가 봐도 자주 궂은일을 해서 생긴 굳은살이었다.
궂은일을 하는 계집종들은 신분이 미천하였고 저택에만 해도 수십 명, 백여 명은 되었기에 그들에게 신경을 쓰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마음이 놓였다.
소희연이 분부했다.
“나는 일 때문에 잠깐 나가봐야 하니 네가 여기서 나 대신 지키고 있거라. 내가 돌아오기 전까지 아무도 안으로 들어가서 환이의 휴식을 방해하면 아니 된다.”
“네, 명심하겠습니다.”
“이 일을 잘 해낸다면 앞으로 너는 이곳에서 1등급 계집종이 될 것이다.”
금동은 눈을 빛내면서 기쁜 얼굴로 무릎을 꿇었다.
“황공합니다, 셋째 아가씨! 꼭 잘 지키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3등급 계집종과 1등급 계집종은 단순히 지위 차이만 있는 게 아니었다.
심지어 한 달 치 녹봉도 세 배나 차이 났다.
게다가 1등급 계집종은 주인의 몸종이자 심복으로서 주인의 신뢰를 받는 자리였기에 좋은 점이 수도 없이 많았다. 그러니 그것은 궂은일만 도맡아 하던 금동이 같은 계집종에게는 벼락출세와 다름없었다.
소희연은 그 점을 잘 알고 있었기에 당연히 인색하지 않았다.
그녀는 신혜경으로서 경성으로 돌아온 것이라 곁에 사람이 부족했다. 만약 금동이 충성심을 충분히 보여준다면 얼마든지 받아줄 수 있었다.
소희연은 이내 저택을 나섰다.
주옥각 내.
밤새 혼수상태였던 홍선영이 깨어났다. 아이가 무사하다는 걸 알게 된 그녀는 기뻐할 틈도 없이 태자가 평생 그녀를 본처로 받아주면 안 된다고 한 걸, 그리고 그녀 배 속의 아이는 영원히 남원군 댁의 작위를 이어받을 수 없게 됐다는 걸 알게 되었다.
홍선영은 그 순간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었다.
그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 침상에 누워 울고불고 난리를 쳤다.
“전 믿을 수 없습니다. 태자 전하께서 무엇 때문에 제게 이러신단 말입니까? 제게 아무리 죄가 있다고 해도 제 아이는 죄가 없지 않습니까? 무엇 때문에 제 아이에게 이런 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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