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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정체가 드러나다

활기찼던 회의실 분위기는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처음 장천호의 말을 듣고 잠시동안 주진국은 그의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무슨 상황이지? 우리 주씨 그룹이 지금 당장 부족한 건 돈이다. 장천호가 일단은 20억원을 먼저 갚아야 30억원을 빌려줄 수 있다니? 주진국은 장천호에게 말했다.”천호야, 너 이게 무슨 말이니?” “할아버지, 혹시 이해가 되지 않으신가요?” 장천호는 씩 웃으며 새하얀 이를 드러냈다. 회의실 문이 열리자 사람들은 또다시 조용해졌다. 장천호의 셋째 삼촌 장산이 걸어 들어왔다. 장산의 뒤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건장한 남자 두 명이 있었다. 그들은 험상궂은 얼굴 서 있었다. 누가 봐도 사채업자들이었다. 잠시 동안 주씨 가족들은 장산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들의 마음 속에는 매우 이 상황이 의심스럽고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주진국은 가장 먼저 60세가 넘은 장산을 바라보았는데, 이 상황 자체가 매우 비굴해 보였다. “여기에 오신다는 말이 없었는데, 미리 말씀하시지 그러셨어요.” “그래야 우리도 미리 문 앞에 나와서 마중을 나갔을 텐데.” 장산은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주회장님 그렇게 신경 쓰실 필요 없습니다.” “별 말씀을.” 주진국은 장산을 급히 앉혔다.”장 사장, 천호에게 우리 주씨 그룹이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들었네.” “실례지만 이번 한 번 신세를 져도 되겠나?” 장산은 대답했다.”이게 원래 저희 일인데요. 당연히 가능합니다.” 그러자 장씨는 처음부터 준비해둔 계약서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 “주회장님, 어서 앉아서 계약서 좀 보세요. 오늘 이 대출 건을 마무리 짓죠.” 주진국은 부랴부랴 자리에 앉으며 웃었다.”그래, 그래. 오늘 이 건을 마무리 짓자. 또 장 사장한테 신세를 지게 되었 구만.” “장 사장, 우리 주씨 가문이 이번에 모란은행한테 또 50억원을 대출받으려 하는데, 가능할까?” “그 쪽 사정은 이미 듣기는 했네.” “하지만, 우리는 또 천호와…” “잠시만요. 회장님.” 장산은 주진국의 말을 막아 세웠다.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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