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화 넌 도대체 목숨이 몇개야?
진원호는 잠시 머쓱한 표정을 지었고, 정홍영은 발끈했다.
“하천아 너 무슨 헛소리니.원호는 올해 스물다섯이야.
“스물 다섯이요?”
하천과 주가을은 또 한 번 깔깔 웃었다.
진원호도 다급해하며 바로 자신의 신분증을 꺼냈다.
“이 봐, 나 올해 진짜 스물다섯이야. 신분증 위조 따윈 안 해.”
“다만 내가 좀 성숙하게 생겼을 뿐이야.”
“하하하.”
하천은 너무 웃겨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성숙한 게 아니라 노안인 게 아닐까?”
“너 이 거지 같은 놈아. 입 다물어.”
정홍영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하천은 얌전히 입을 다물었고, 그도 더 이상 끼어들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아무에게도 가을이를 뺏길 수 없었다.
정홍영은 주가을을 바라보며 말했다.”아직도 서서 뭐하니. 빨리 앉아서 원호와 대화를 나눠봐.”
하지만 주가을은 냉랭한 표정으로 진원호를 바라보며 말했다.”죄송한데 저는 이미 결혼했어요.”
“가을아.난 신경 안 써.네가 저사람과 이혼하겠다고 약속만 하면, 나는 다음 날 바로 너와 결혼할 준비가 되어있어.”
“그리고 딸이 하나 있다고 들었는데, 괜찮아. 우리가 결혼만 하면 솔이를 내 친딸처럼 대할 거야.”
주가을은 눈살을 찌푸렸다.
“저흰 결혼할 수 없어요.”
그러자 진문호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착한 사람이 아니었다. 계속 화를 내지 않는 이유는 주가을 앞에서 젠틀하게 행동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보니, 이 방법은 전혀 효과가 없어 보였다.
고개를 돌려 하천 쪽을 바라본 진원호의 눈빛에는 살기가 가득하였다.
“내가 너라면 가을이에게서 자진해서 멀어졌을 거야.”
“너는 그녀처럼 훌륭한 여자와는 어울리지 않아.”
“나는 가을이에게 가장 어울리는 사람이야.”
이렇게 말하면서 진원호는 손에 끼고 있던 반지들을 하나 둘씩 뺐다.
“이 반지는 루비반지야. 3천만원이지.”
“이 반지는 에메랄드반지야.6천만원이지.”
“이 반지는 다이아로 만들었지. 1억이 넘어.”
그러면서 목에 걸고 있던 금목걸이를 뺐다.
내가 가진 사치품들에 비하면 새 발의 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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