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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4화 강릉평의 죽음

“주인님!” 흑포 신사 등도 이 장면을 보고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큰 소리로 외쳤다. “신녀, 네가 감히 주인님을 배신하다니!” “무슨 상황이야?” 하행풍과 모진남 등도 전부 놀랐다. 이때 허공 위에 있던 다섯 갈래의 빛줄기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강릉평만 공중에 떠있었는데 그의 흰 옷에는 수많은 혈흔들이 보였다. “아니.” “아니!” “안 돼!” 그리고 거의 동시에 진가신, 흑포 신사와 하천까지 거의 동시에 큰 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진가신이 신령이 될 가장 관건적인 시기에 강릉평은 뜻밖에도 자폭을 선택한 것이다. “안 돼.” 강릉평의 몸에서는 이미 몇 갈래의 빛이 폭발하기 시작했고 이에 진가신의 얼굴에는 공포가 가득했다. “신녀, 네가 감히 날 배신해?” “주인님, 죄송합니다. 하천은 내 아들이고 그는 세계를 구할 사명을 짊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전 반드시 그가 신령이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주인님께서는 신령이 되시면 저와 공생하자고 하셨지만 저는 그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함께 죽어드릴 수는 있습니다.” 말을 마친 신녀의 얼굴에는 처량한 웃음이 떠올랐다. “어머니.” 하천은 마치 이 모든 것을 이미 알고 있은 듯 발 밑에 소용돌이를 이용하여 강릉평에게 날아갔다. “안 돼요.” “하천, 내 아들. 난 집 정원에 있던 그 노란 서까래나무도 기억하고 당시 우리 세 식구가 그곳에 앉아 함께 보내던 그 순간들도 모두 기억나.” “아들, 요 몇 년 동안 힘들었지? 내가 미안해.” “이제 나를 그리워하지도 슬퍼하지도 말아. 넌 반드시 신령이 되어야 해. 세상을 구할 수는 없더라도 너희 가족들은 지켜야지.” “이제 와서 우리 며느리와 손녀들 보러 가고 싶네.” “안녕, 아들아.” 강릉평은 하천과 하고싶은 말이 많아 보였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에겐 그렇게 많은 시간이 없었다. 진가신은 5명의 오행 명격을 이용하여 자미명격을 만들고 신령이 되려고 했지만 가장 관건적인 시기에 강릉평은 자폭을 선택하고 말았다.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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