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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8화 비열한 검조

한 줄기의 빛이 멀지 않은 숲속에서부터 솟아올랐는데 잠시 후 그곳에서 백발의 노인이 걸어 나왔다. “고려의 검조야!!!” 이 노인의 출현의 구경꾼이 갑자기 소리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쪽에서 김충의를 돌보고 있던 김진 등도 모두 부랴부랴 무릎을 꿇고 말했다. “검조님을 뵙겠습니다.” “고려의 검조라고?” 구경꾼들 속의 하천도 그 검조라는 자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하천은 무언가 상황에 변수가 생겼음을 인지하고 다시 자리에 구경꾼들 속에서 묵묵히 상황을 지켜보려 했다. 이때 떠나려던 백리도 다시 몸을 돌려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그 백발의 노인을 바라보았다. 이 노인은 겉으로 매우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이미 사방에는 엄청난 살기가 도사리고 있었다. 순간 백리는 이미 검갑 안에 넣었던 경흥검을 다시 꺼내 들었다. “H국의 검협,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다. 난 네 목숨을 가져갈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미 반신이 된 내가 고작 화경 따위의 너를 상대하는 건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니까 말이야.” 이 말에 한쪽에 있던 김진과 구경꾼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검조가 이미 반신의 경지에 이르렀다면 마침내 고려에서 그 전설 속에만 존재하던 반신이 한 명 생긴 것이고 이건 엄청난 일이었다. “검조가 반신의 경지에 올랐다고? 우리 고려의 검도가 이렇게 발전한 거야?” “세상에 검조가 반신이 되다니!” 한쪽에 있던 김진 등은 모두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감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구경꾼들 속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하천은 그 모습이 약간 한심할 따름이었다. ‘고작 반신이 하나 생긴 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그리고 백리는 여전히 손에 경흥검을 꼭 쥐고는 검조를 경계하고 있었다. 비록 검조가 백리를 해칠 생각은 없다고 하나 이미 백리는 그가 내뿜는 강력한 살기를 느끼고 있었다. “뭘 하려는 거지?” 백리가 물었다. “난 네 손에 있는 그 검을 원한다.” 이 말에 백리는 안색이 급변했고 한쪽의 하천조차도 다소 어이가 없었다. 반신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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