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장
소정은이 세상을 떠나고 한동안 우울해 있었던 이석동은 이소현을 돌볼 겨를이 없었다. 하여 이소현이 고열로 힘들어하던 그때도 진씨 아주머니가 병원에 입원시켜 살뜰히 돌보곤 했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슬픔으로 인해 이소현의 인생을 포기한 것만 같은 모습을 보며 아주머니가 옆에서 끊임없이 토닥여 주고 여러모로 밥을 먹을 수 있게 달래주었었다.
진씨 아주머니가 없었다면 이소현은 그 시간들을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소현한테 있어서 아주머니는 가족이나 다름이 없다.
3년 동안 이석동하고 연락은 끊었어도 명절 때만 되면 아주머니한테 안부 전화를 넣었었다.
그녀는 문득 뭔가가 떠오른 듯 아주머니한테 선물 상자 하나를 건넸다.
“이건 해성에서 제일로 유명하다는 특산품 제비집이에요. 집에 가서 끓여 드세요.”
아주머니는 빙그레 웃으며 그 선물을 받아들었다.
“오늘 아가씨한테 끓여 드릴게요.”
“아니에요.”
이소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주머니 드시라고 특별히 사 온 거예요. 저는 많이 먹었어요. 아주머니 혼자 잘 챙겨 드세요.”
“아휴... 안 돼요. 이 값비싼 걸 어떻게 받아요.”
아주머니는 사양을 하고 나섰다.
이소현은 제비짐을 아주머니 손에 안겨주었다.
“받으세요. 저 때문에 고생이 많으셨을 텐데 챙겨주고 싶어서 그래요.”
아주머니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가씨...”
“언니! 언니 돌아왔어!”
청량하고 여린 목소리가 울러 펴졌고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꼬마소녀가 이소현을 와락 끌어안았다.
“언니 보고 싶었어! 드디어 돌아온 거야!”
이소현의 허벅지를 끌어안고 있는 꼬마는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이소현을 올려다보았고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이 꼬마는 이소현의 이복 여동생인 이규빈이었고 올해는 여덟 살이었다.
이규빈은 어릴 때부터 이소현을 잘 따랐지만 이소현은 항상 냉담하기만 했었다.
그녀는 이규빈의 어머니를 받아들일 수가 없으니 이규빈도 눈에 거슬리는 것이었다.
다만 아기는 잘못한 것도 없거니와 애교도 많고 단순한 이규빈은 언니하고 놀 생각뿐이니 이소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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