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9장
이소현은 웃으며 답했다.
“오늘은 내가 쏘는 거야. 부담 갖지 마.”
유명호와 유소월 남매의 일을 겪은 뒤로 이소현하고 여진교의 사이는 친구처럼 가까워졌다.
여진교는 부끄러워졌다.
“그래도... 돼요?”
“네가 기분이 안 좋은데 친구인 내가 밥 사주는 게 뭐 어때서?”
어린 소녀는 입술을 오므리고 이소현의 마음을 고맙게 받아들였다.
“변호사님, 고마워요.”
“퇴근 후에는 변호사라 부르지 말고 그냥 언니라 불러.”
여진교는 빙그레 미소를 보였다.
“네. 언니.”
이소현은 창가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서 야경도 볼 수 있어서 좋아.”
“그러네요.”
여진교는 약간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이소현의 맞은편에 앉았다.
“먹고 싶은 거 다 시켜.”
이소현은 메뉴를 건네주었다.
여진교는 손을 내저었다.
“언니가 시켜요. 저는 아무거나 다 괜찮아요.”
그녀가 어색해한다는 걸 눈치챈 이소현은 고개를 끄덕인 뒤 몇 가지 요리들을 주문했다.
생고기가 금방 올라왔고 직접 구울 필요 없이 직원이 도와주었다.
직원이 구운 고기를 식판에 올리자 이소현은 예의 있게 감사 인사를 하고는 직원을 물러나게 했다.
“무슨 일인지 말해봐.”
이소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여기에 아는 사람도 없고 여진교가 마음을 열 만한 공간이었다.
“별다른 일은 없어요. 그냥 오늘 고 변호사님한테 욕 먹어서 그래요.”
“고지성?”
“네.”
고지성은 이소현의 지도 변호사다. 많은 접촉은 없었으나 이전 동료들로부터 넌지시 전해 들은 바가 있었다. 성격이 날씨와도 같아 기분 좋을 때는 더없이 상냥하다가도 기분 나쁠 때면 비서들한테 화풀이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전에 여진교와 같은 날 사무실로 출근했던 한 남자 아이가 고지성한테 욕을 얻어먹은 후 이틀도 채 안 돼 사직서를 냈었다.
그 남자 아이는 법률 고시에 합격하지 못했으니 그냥 변호사 비서일 뿐 굳이 자격증을 걸고 실습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허나 여진교는 다른 상황이다.
그녀는 법률 고시에 합격해 올해 4월이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다만 1년 동안 실습한 후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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