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6장
밀폐된 지하실에는 희미한 불빛이 쏟아져 내려 광기와 집착이 잔뜩 서려 있는 허경선의 눈빛은 선명하기 그지 없었다. 지금 이 순간 십여 년 동안 숨겨왔던 품어서 안 될 마음이 폭발해 버렸다.
그녀의 말이 끝나고 지하실은 죽음과도 같은 고요함만이 이어졌다.
훤칠한 키를 지니고 있는 강지태는 서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매서운 한기를 뿜어냈다.
공기 중에는 손에 잡히지 않을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이소현의 가슴은 누군가의 손에 의해 짓눌리고 있는 기분이었다.
강지태의 답이 궁금하다.
다만 혹시나 그녀가 원하는 답이 아닐까 조마조마하다.
필경 여태껏 함께 지내온 세월이 있으니 감정이 어느 정도 남아있을 것이다.
허경선의 고백을 듣고 강지태가 마음이 약해지면 어떡하지?
침묵이 흘러가던 그때 강지태는 돌연 코웃음을 쳤다.
“날 사랑한다고?”
그 남자의 깊고 어두운 눈동자는 끝이 보이지 않은 암흑과도 같았다.
“네까짓게?”
짤막한 네 글자는 비아냥의 끝을 보여주고 있었다.
허경선은 삽시에 핏기를 잃었다.
그녀는 입술을 꾹 깨물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
강지태가 이런 답을 할 줄은 생각지 못한 것이다.
적어도 오빠의 자세로 충고나 할 줄 알았었다.
“오빠, 지태 씨... 어떻게 이렇게 잔인하게 나한테 대할 수 있어...”
허경선은 울먹이며 호소를 했다.
자리 하나 꿈쩍하지 않은 강지태는 차갑게 그녀를 흘겨보며 눈 밑에 약간의 짜증이 밀려왔다.
“허경선, 지금부터 넌 우리 집안하고 아무런 관련이 없어.”
흐릿한 눈빛을 띠고 있는 허경선은 생기 하나 없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진작부터 오빠 동생 자리 원하지 않았어.”
강지태는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
“그럼 이제 네가 한 짓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지.”
“육태오.”
강지태의 말투는 침착하기만 했다.
“밖으로 데려가.”
“네. 도련님.”
허경선이 물었다.
“어딜 데려가는 거야?”
강지태는 답하지 않았다.
그는 덤덤하게 몸을 돌려 느릿느릿 발걸음을 옮겼다.
이소현은 강지태가 뭘 하려는 건지 도통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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