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장
신지수는 다소 웃음이 나왔다.
“넌, 매번 날 볼 때마다 계속 한 번씩 물어볼 거니?”
지난번에도, 지지난번에도 노해서는 같은 말을 했었다.
신지수는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노해서를 빤히 보다가 말했다.
“내가 말했지. 난 그때 네가 한 선택을 원망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난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 배신은 한 번으로 충분하거든.”
그녀의 말에 노해서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눈물을 꾹 참았다.
“고모, 미안해요. 정말로 미안했어요...”
“네가 사과할 필요 없어. 네 사과는 아무런 소용도 없거든.”
신지수는 여전히 냉담한 태도였다.
이 일은 노해서에게 마음의 응어리로 남았지만, 그저 그뿐이었다.
그날 밤, 신지수의 운이 더없이 나빴더라면 이미 그곳에서 죽었을 것이다. 노해서의 사과를 들을 수나 있었겠는가.
같은 상황을 겪었던지라 신지수는 노해서를 동정하면서도 그 당시 노해서가 느낀 절망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날 밤 그녀는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노해서를 구해준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내가 한번 겪어봐 그 고통을 알고 있으니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 사람을 구해주고 싶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지난 생에서 신지수는 노씨 가문에 사생아가 있다는 소식은 전혀 듣지 못했다. 그 말인즉슨 노해서는 그 마을에서 누군가의 손에 팔렸거나 고통스럽게 아무도 없는 마을 한구석에서 죽었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지금, 노해서는 멀쩡히 그녀의 앞에 서 있었다.
마치 한 떨기 아름답게 핀 꽃처럼.
신지수는 발을 들며 걸음을 옮기려 했지만 결국 진심을 담아 말했다.
“노해서, 살아있으면 됐어. 예전의 일은 더는 생각하려 하지 마. 고통스러웠던 기억은 이미 과거로 되었으니 잊고 영원히 햇볕 따스한 곳에서 행복하게 살아.”
정원으로 산들산들 바람이 불어오면서 오동나무 잎이 사락사락 흔들리는 소리가 들렸다.
노해서는 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었다. 신지수가 멀리 사라지자 그녀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게 되었고 얼굴은 이미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다.
‘예전의 일은 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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