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2장
일행이 흩어졌고 골목길 입구에는 다시 정적이 흘렀다.
모퉁이에서 귀를 쫑긋 세우고 방금 일어난 모든 걸 듣고 있던 신지수는 육서진이 자신의 편에서 얘기한 것에 의아했다.
‘개자식, 무슨 속셈이지?’
신지수는 입을 삐죽거리며 뒤돌아 떠났다.
오두막 안에는 이미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밥상이 차려져 있었고 채정숙은 차를 따르고 있다가 발소리를 듣고 신지수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손님들은 어디 갔어? 왜 안 와?”
“아, 급한 볼일이 있어서 안 온대요.”
신지수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대답했다.
채정숙은 조금 실망했지만 신지수 말을 의심하지 않고 답했다.
“그러면 우리끼리 먹자.”
“네.”
신지수가 젓가락을 들고 만족스럽게 밥을 한입 베어 물며 음식을 집어넣으려는 순간 밖에서 바람이 불어오며 훤칠한 실루엣이 태연하게 걸어 들어왔다.
육서진이었다.
채정숙은 너무 반가워하며 열정적으로 맞이했다.
“손님이 왔네? 자자, 얼른 앉아.”
신지수는 너무 놀라서 젓가락을 식탁에 떨어뜨릴 뻔했다.
‘저 개자식은 간 거 아니었어? 왜 다시 왔지?’
젠장, 저렇게 뻔뻔할 수가!
채정숙이 차린 식탁 앞에 태연하게 앉은 육서진은 신지수의 혼란스럽고 패배감마저 느껴지는 표정을 보고 입꼬리를 씩 올렸다.
평소에는 늘 그가 신지수 때문에 화가 나고 얻어맞기까지 했는데 처음으로 신지수에게 패배감을 선사했다.
저 마음에 드는 표정을 자주 봤으면 좋겠다.
채정숙이 곁에 있으니 신지수는 화를 참으며 차마 그를 내쫓을 수 없었기에 그저 매섭게 노려보고는 알아서 밥을 먹었다.
채정숙은 눈치를 살피다가 마침내 궁금한 걸 물었다.
“자네는 우리 지수랑 무슨 사이인가?”
미소를 짓는 육서진은 예의 바르고 겸손한 모습이었다.
“안녕하세요, 할머니. 저는 육서진이라고 지수 씨... 약혼자입니다.”
육서진은 이미지만 놓고 보면 제법 어른들이 좋아할 그럴듯한 사람이었다.
특히 그가 예의 바른 척 행동할 때면 더욱 그러했다.
신지수는 기가 막혀 기절할 지경이었다.
“무슨 개... 헛소리야?”
신지수는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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