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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장

‘카드를 바꾸면 강인하의 질문을 피할 수 있겠지만, 육현우는 어떻게 상대하지?’ 이 순간, 임하나는 손에 들고 있는 카드를 꽉 쥐며 여러 가지 생각이 오갔다. “하나 씨?” 이지영이 갑자기 임하나의 어깨를 톡톡 쳤다. “하나 씨 차례예요.” 임하나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손에 든 카드를 공개했다. “어? 진실게임?” 안은실이 임하나의 카드를 보자마자 얼굴이 밝아졌다. 강인하의 질문은 그녀조차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임하나는 더 난감해할 것이 틀림없을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도 동정 어린 눈으로 임하나를 바라보아 임하나는 더욱 긴장했다. 이지영은 육현우를 한 번 힐끗 보고는 강인하에게 말했다. “하나 씨는 우리 회사에서 나이가 제일 어린 만큼 가장 순진하잖아요. 너무 어려운 질문은 하지 마세요.” “순진하다고요?” 강인하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임하나를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내가 여자와 몸을 나눌 때, 눈도 깜빡이지 않고 지켜보았으면서... 가증스러워!’ 임하나는 이 상황을 피할 수 없음을 알아차렸다. 게임에 참여했으니, 도전을 받아들여야 하지만, 굴욕을 당하지 않으려는 마음에 손을 뻗어 술잔을 들어 단번에 들이켰다. “임하나 씨!” 이지영이 놀라 손을 뻗었지만, 임하나는 이미 술을 꿀꺽하고 삼켰다. “차라리 술 마실게요.” 임하나는 잔을 내려놓자 눈앞이 약간 어지러웠다. 이지영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하나 씨, 독한 술이에요. 천천히 마셔요.” ‘독한 술이었어?’ 임하나는 깜짝 놀라서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독한 술이라 그런지, 한 잔만 마셨을 뿐인데 취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 사이, 임하나의 얼굴은 빨갛게 변했다. 그때 강인하는 손가락 끝으로 카드를 만지며 말했다. “하나 씨, 룰대로 해야 해요. 다들 술을 선택해서 게임을 피하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이지영이 말했다. “하나 씨가 겁이 많아서 그래요.” “겁이 많다고 게임 룰을 따르지 않을 수는 없죠.” 안은실이 끼어들었다. “이번만 봐줄게요. 다음에도 룰을 어기면 바로 벌주 석 잔입니다.” “좋아요.” 이지영이 빠르게 대답했다. 임하나는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여기서 게임을 포기할 수도 없어서 다음 라운드 카드를 받았다. 임하나는 손에 든 카드를 보고 흠칫하며 다시 한번 확인했다. 또 진실게임 카드였다. “하나 씨는 정말 운이 안 따르네요.” 강인하가 그녀의 카드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손에 들린 ‘왕 카드’를 공개했다. 술기운이 임하나에게 용기를 준 것인지, 이번에는 겁내지 않았다. 그녀는 카드를 공개하며 말했다. “뭐든 물어보세요.” 테이블의 분위기는 순간 긴장감으로 가득 찼고, 모든 시선이 강인하에게 쏠렸다. 그는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다들 임하나 씨를 순진하다고 하는데, 무리한 질문이 아니라면 하나 씨 첫 경험이 언제였는지 알려줄 수 있겠죠?” “...” 테이블은 순간 조용해졌다. 임하나는 머릿속이 뒤죽박죽되었고, 순간 혼란스러워졌다... 안은실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임하나를 바라봤다. 반면, 이지영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임하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육현우는 시작부터 끝까지 임하나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강인하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정상적인 질문은 없어요?” 강인하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성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정도 수위의 질문도 못 하나요?” 육현우가 말하려는데, 임하나가 조용히 말했다. “대답하기 싫으면 벌주 마셔도 되나요?” 이번엔 게임 규칙에 따라 했으니,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었다. 임하나는 또 한 잔을 한꺼번에 마셨다. 그러고 나서 술기운이 오르기 전에 화장실에 가겠다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여러분 천천히 즐기세요.” 임하나는 말을 마치고 방을 나갔다. ... 임하나가 떠난 후, 강인하가 말했다. “이번 라운드 ‘벌칙 카드’누구 손에 있어요? 카드 공개하세요.” 사람들이 카드를 공개했다. 마지막으로 공개된 카드는 육현우였다. 강인하가 그의 카드를 보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 “육 대표님, 게임에 진지하게 임할 수 있죠?” 육현우는 의자에 기대어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 “해보죠.” “그럼 지금 하나 씨에게 가서 한 마디 해주세요.” 육현우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무슨 말을 하라는 거죠?” “음...” 강인하는 사악한 표정을 짓더니 미소를 띠며 말했다. “오랫동안 좋아했다고 말하고, 육 대표님의 여자가 되어달라고 말해요. 그 한마디만 하면 미션 클리어에요.” “...” 침묵 끝에 육현우가 대답하려는 찰나, 이지영이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강인하 씨, 이건 게임일 뿐이에요. 너무 지나쳐요!” 이지영의 과한 반응에 방 안의 다른 사람들도 놀라며 그녀를 쳐다봤다. 안은실은 주스를 내려놓고, 놀라운 눈빛으로 이지영을 바라봤다. 이에 강인하는 오히려 웃으며 이지영을 쳐다보며 말했다. “게임일 뿐이라면서요. 할 수 없으면 벌주 마셔요.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들어 모두의 웃음거리가 될 필요는 없잖아요.” 강인하가 카드를 내려놓고 창가로 가서 담배를 피웠다. 이지영이 말했다. “게임 그만하고 다른 거 해요.” 하지만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육현우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지영은 육현우를 보며 말했다. “육 대표님, 이건 그냥 게임이에요.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육현우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대표로서 말했으면 행동해야죠.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사람들이 저를 믿고 따르겠어요?” 이어서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제가 미션을 해볼게요.” “육 대표님...” 이지영은 육현우를 잡으며 말했다. “가지 마세요!” 게임일 뿐이었지만 이지영은 누구보다 진지했다. 특히 상대가 임하나였으니까! 안은실이 말했다. “지영아, 이번이 마지막 라운드야. 육 대표님도 말했으니, 막지 말아. 게다가 그리 난감한 일도 아니잖아. 나중에 하나 씨에게 잘 설명하면 이해할 거야.” ... 임하나는 화장실에 30분 동안 있었지만, 토하지는 않았다. 술기운이 가시지 않아 속이 쓰렸지만, 시간이 지나자, 나가기로 했다. 그리고 문을 열자마자 육현우를 마주쳤다. 임하나는 멈칫했다. “...” 뒤로 물러나려 했지만, 육현우가 그녀를 지긋이 보고 있었다. 임하나는 정신을 차리고 나가며 말했다. “육 대표님.” 세면대에서 손을 씻으면서도 육현우의 시선을 느꼈다. 손을 씻은 후, 임하나는 바로 나가려고 했지만, 육현우가 불렀다. “잠깐만요.” 임하나가 멈춰 서며 물었다. “육 대표님, 무슨 일이세요?” 육현우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할 말이 있어요.” “말씀하세요.” 임하나가 고개를 숙이자, 육현우가 말했다. “오랫동안 좋아했습니다...” 임하나는 고개를 들었고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다. “제 여자가 되어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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