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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장

육현우는 차가운 물로 샤워하고 나서야 타오르는 욕구를 씻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침대에 누워도 코끝에 아까 맡았던 은은한 꽃향기가 맴돌았고 머릿속에 자기도 모르게 임하나의 얼굴이 떠올랐다. 청순한 외모에 예쁜 이마, 손바닥만 한 얼굴에 오목조목한 오관, 175센티는 되는 키였지만 너무 말라서 조금만 힘을 줘도 부러질 것 같았다. 이튿날 아침, 육현우가 번쩍 눈을 떴다. 육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렇게 욕구가 활활 타오른 적은 없었다. 이러한 욕구는 하룻밤을 같이 보낸 이지영도 줄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청순하고 착하게 생긴 임하나에게 단단히 걸려들고 만 것이다. 꿈에서 본 장면은 진짜처럼 리얼했다. 마치 두 사람이 정말 사랑이라도 나눈 것처럼 말이다. ... 아침부터 임하나는 화장실에서 토하느라 허리를 펴지 못했다. 그러다 화장실에서 나오자 소이현이 침대에 앉아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임하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런 소이현을 지나쳐 자기 침대로 돌아와 간이 커튼을 닫고는 가방에서 엽산을 꺼냈다. 그렇게 잠깐 고민하더니 약을 한 알 꺼내 입에 넣었다. 고민이 끝나기 전에는 아이의 건강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임하나가 기숙사에서 나와 고개를 들어보니 소이현이 베란다에 서서 그녀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자 임하나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얼른 걸음을 옮겼다. 그녀의 뒷모습이 사라지고 나서야 소이현은 다시 기숙사로 들어갔다. 그러더니 바로 임하나의 자리를 뒤지기 시작했다. 임하나는 불안한 느낌이 들어 가방에 넣어둔 엽산을 확인했다. 소이현이 그녀가 없는 틈을 타 물건이라도 뒤질까 봐 엽산을 가방에 넣어 보관했던 것이다. 소이현은 아무 수확이 없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때 이지영이 전화를 걸어와 진척을 확인했다. “아무것도 못 찾았어요. 근데 확실히 이상하긴 해요. 근데 지영 언니, 혹시 뭐 알고 있어요?” 이지영이 멈칫하더니 말했다. “임하나 씨... 아무래도 임신한 거 같아요.” “뭐라고요?” 소이현은 바로 뭔가 떠올랐다. “아침부터 왜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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