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장
눈길이 마주치자 순간 불꽃이 튀어 오르며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공기도 얼어붙은 듯 숨 막힐 듯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소윤정은 아무렇게나 밥을 먹으면서 최성훈을 우연히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해 새삼 세상이 좁다고 생각했다.
어젯밤 밤새 돌아오지 않은 남자는 지금 이 순간 단정하고 기품 넘치는 옷차림으로 강수아 옆에 앉아 어두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최성훈 시선의 깊이는 헤아릴 수 없이 깊었다.
그는 옷을 갈아입고 있었는데 어젯밤 외출 전의 그 옷이 아니었다.
집에 돌아오지도 않았는데 옷을 갈아입었다는 건 밖에 또 다른 집이 있다는 것을 뜻했고, 집 밖에 집이 있다는 것을 뜻했다.
‘집 밖에 가정이 있으면서 왜 이혼 서류에 서명하지 않는 거지? 혹시 못 봤나?’
소윤정은 최성훈 책상 위에 놓아둔 이혼 서류를 생각하면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습관대로라면 최성훈은 서쟁에 자주 드나드는 사람이었는데 책상 위의 이혼 서류를 못 봤다는 건 말도 안 됐다.
다른 일이 생겨서 서재에 들어가지 않았거나 누군가가 그녀가 사인한 이혼 서류를 가져간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최성훈은 송이준과 함께 웃으며 대화하는 여자를 보며 눈동자가 서늘해졌다.
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소윤정을 깊이 응시했다.
최성훈 기억 속에서의 소윤정은 부드럽고 유약하기만 한 사교성이 없는 여자였고 아이를 데리러 가는 것 외에는 거의 외출하지 않는 여자였다.
하지만 오늘 송씨 성을 가진 남자를 위해 새로운 곳에 모습을 드러냈다. 송이준을 향해 즐겁게 웃는 모습은 최성훈이 본 적 없는 모습이었는데 한순간 그는 소윤정의 웃는 얼굴을 찢어버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최성훈과 눈이 마주친 소윤정은 그가 보내는 경고의 눈빛을 바라보며 미소 짓던 얼굴이 굳어버렸다.
이내 시선을 돌린 소윤정은 더 이상 최성훈을 바라보지 않았다.
마침 그때, 화장실에서 돌아온 백은지가 맞은편에 앉아 있는 두 남녀를 발견하고는 소윤정의 옷을 살짝 당겼다.
“윤정아, 네 남편이 너를 다정하게 보고 있는데?”
백은지는 말하며 소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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