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장 머뭇거리다
여사님은 미간을 찌푸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볼 일이 있어서 왔니?”
나는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여사님은 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았다.
대신 여사님은 송여월에게 말했다.
“나랑 같이 지훈이한테로 가보자꾸나. 이 녀석 요즘 얼굴을 안 비춘 지도 오래됐어. 지훈이가 바쁘니 나라도 와 봐야지.”
여사님은 말을 이어가며 엘리베이터에 탔다.
나를 발견한 송여월은 표정이 어두워지나싶더니 그것도 잠시, 다시 아무 일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미소 지었다.
그녀는 여사님을 따라 엘리베이터에 탔다.
그렇다면 내가 염지훈의 사무실로 올라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나는 한숨을 내쉬면서 회사를 나서려 했다.
하지만 마침 회사로 들어오는 진한일을 마주쳤다.
진한일은 놀라며 내게 말을 걸었다.
“사모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 염 대표님 보러 오셨어요? 아마 미팅이 금방 끝났을 텐데, 저와 함께 올라가시죠.”
나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그냥 지나가다가 들린 거예요. 굳이 방해하고 싶지 않아요. 얼른 가서 일 보세요. 저는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나는 말을 남기고 염운 그룹을 빠져나왔다.
지금 염지훈을 만나러 가도 의미 없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여사님도 계시고 송여월도 있는 자리이니 내가 얘기할 기회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여사님이 찾아왔으니 염지훈은 오늘 밤 틀림없이 본가로 갈 것이다.
비록 염지훈과 송여월 사이의 일에 대해 알게 됐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불편했다.
누가 뭐래도 아직은 내 남편이니까.
자기의 남편이 임산부를 돌본다는 사실에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잉-”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휴대폰을 꺼내보니 발신자는 염지훈이었다.
나는 멈칫하다가 전화를 받았다.
습관처럼 내가 입을 열었다.
“여보세요......”
“왔으면 올라오지, 왜 안 올라와?”
휴대폰 너머로 염지훈의 낮게 깔린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멈칫하며,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염운 그룹을 올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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