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여사님의 이혼 종용

염씨 가문 본가. 염씨 가문 여사님과 어르신이 독립 직후 사업을 하며 집안을 일떠세우신 건 벌써 4, 50년이 훌쩍 넘은 일이었다. 그러니 나름 기반이 있는 셈이었다. 어르신께서는 몇 해 전 병으로 돌아가셨고 현재 염씨 가문의 어른은 오직 여사님뿐이었다. 그 외에는 염씨 가문의 삼촌들이 있었고 염운 그룹도 원래는 삼촌들이 관리했어야 했다. 하지만 어르신이 떠난 뒤 여사님은 곧바로 염지훈에게 회사를 관리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염지훈의 아버지는 일찍이 어떠한 일 때문에 떠나셨다고 한다. 염씨 가문 사람들은 그 일이 너무 슬펐던 탓인지 아무도 염지훈의 아버지에 대해서는 별말이 없었고 나도 딱히 그런 소문들에는 관심이 없어 자세히 알아보지는 않았었다. 염씨 가문 본가는 교외에 있었다. 어르신은 당시 국가의 경제가 부흥할 때 적지 않은 땅과 산을 사들였고 나중에는 고전미가 일품인 저택들을 지었었다. 설계 속에는 산도 물도 숲도 있어 어르신이 떠나고 난 뒤, 여사님은 늘 여기서 지내고 있었고 다른 삼촌과 그들의 가족도 함께 살고 있었다. 나는 주영백을 따라 본가로 향했고 정원과 호수를 지나고 나서야 여사님이 지내는 마당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사님은 마당의 정자에서 다른 아주머니들과 손아랫사람들과 함께 공연을 보고 있었다. 염씨 가문은 규율이 많은 탓에 여사님이 먼저 입을 열기 전에 내가 먼저 말을 걸 수는 없었기에 가만히 옆에 서서 공연을 함께 구경했다. 공연은 쾌활하고 신나는 분위기였고 하이라이트 부분에서는 여사님도 웃으며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야 여사님은 나를 쳐다봤고 늘 그렇듯 온화하고 자애로운 얼굴이었다. “여은이 왔구나, 앉거라.” 말을 마친 그녀는 옆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됐어, 다들 이 늙은이를 따라 오래 앉아있느라 고생했으니 다들 그만 가서 쉬거라.” 여사님이 축객령을 내리자 다른 사람들도 자연스레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자 안에는 나와 여사님만 남게 되었다. 나를 쳐다본 여사님은 손안의 묵주를 쥐더니 잠시 침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