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장
“언니 아까는 라이브 못 한다고 했잖아.”
하선아가 한마디로 되받아쳤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라이브를 못 한다고 말한 건 하미연이었다.
하미연은 기분이 영 좋지 않아 보였다. 속으로는 어차피 팔리지 않을 그림이라고 생각하며 코웃음을 쳤다.
가게 곳곳에는 CCTV를 달아 두었다. 한 번에 세 대를 설치했고 무선으로 작동되는 것까지 갖춰 뒀다. 혹시 정전이 되어도 어느 정도는 녹화가 가능했다.
두 가게 모두 오픈하고 각각 SNS 라이브를 시작했다. 계정 이름은 ‘청명화랑’과 ‘도자기점’이었다. 화랑에는 종말 세계에서 모아온 그림들과 하선아가 직접 모사한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게다가 문구류나 드라이플라워 같은 소소한 상품도 팔았다.
그중 몇 점은 종말 속에서 만났던 노인이 그려 준 것이고, 또 다른 작품들은 서예에 능한 중년 남성이 쓴 글씨였다.
하선아는 그들에게 먹과 붓, 종이를 제공했고, 국화나 산수화를 그리거나 글씨를 써 주면 포인트를 지급해 식량을 교환할 수 있게 했다.
‘힘든 노동을 하는 것보단 훨씬 낫겠지...’
하선아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점포들은 조금씩 자리를 잡아 가고 있었고, SNS 라이브도 하선아가 일부러 돈을 써서 유입을 늘렸다.
[언니! 주연혁 씨 정말 멋있어요! 정말 사유현이 되기 위해 태어난 것 같아요!]
임하나가 메시지와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 속에서 주연혁은 깔끔한 색의 긴 옷 차림으로 바람에 옷자락을 흩날리며 날렵한 체격을 드러내고 있었다. 눈썹 사이에는 범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았고 칼날 같은 눈매가 인상적이었다.
‘역시 고전풍 의상이 잘 어울리는 톱스타답네.’
하선아는 사진을 보다가 문득 서준수가 고전 차림을 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했다.
‘왠지 근엄한 장군이나 전쟁의 신 같은 느낌이 날 것 같은데?’
[하나야, 나 요즘 각본 하나 새로 쓰고 있어. 이번에는 직접 투자도 좀 해 볼까 해. 네가 거기서 여주인공 해 보면 어때?]
하선아는 의욕이 넘쳤다. 평소 각별히 아끼는 동생인 임하나를 밀어줄 수만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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