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장
“알겠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채소들을 누군가에게 뺏기면 절대 안 된다.
“며칠 뒤에 저쪽 준비 작업을 마치면 다 옮겨가는 걸로 하자.”
그쪽은 부자 동네라 별장도 있어 뭘 짓기도 편리했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일단 배부터 불리고 체력을 되찾아야만 건축에 뛰어들 수 있었다.
“만약 분배받은 야채가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물건을 들고 바꾸러 오라고 해.”
전위대의 몇몇 대원들이 흔들림 없는 말투로 말했다.
“알겠습니다. 형님. 목숨을 잃는 한이 있어도 이 채소들은 지켜낼게요.”
얼마 지나지 않아 기지 곳곳에서 불을 피우기 시작했다. 솥이 있는 사람들은 고구마와 가지를 삶아서 먹고 솥이 없는 사람은 고구마와 가지를 구워서 먹었다. 순간 기지는 드물게 밥을 짓는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고 그제야 사람 사는 곳 같아 보였다.
대원들은 아직 어린 어린이, 특히 고아들을 더 특별히 챙겨줬다.
“오빠, 이거 정말 너무 맛있어요. 전에 먹었던 나무껍질보다 훨씬 맛있어요.”
발에 맞지 않은 신발을 신은 아이는 까맣게 변한 발가락이 밖으로 삐져나와 있었지만 먼지투성이인 얼굴을 하고는 손에 고구마와 토마토를 들고 있었다. 토마토를 베어 문 입은 과즙으로 범벅이 되었고 아련한 웃음을 지은 채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서준수를 바라봤다.
서준수는 고작 네다섯이 된 여자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별로 힘을 쓰지 않았는데도 머리카락이 우수수 떨어졌다. 어린아이들은 예전에 먹었던 신선한 음식에 대한 기억이 없었고 사물을 기억할 때쯤부터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먹었고 독이 든 나뭇잎도 배를 불릴 수 있다면 아랑곳하지 않았다.
한편, 이정오가 와이프에게 고구마와 감자를 삶아주고는 남은 것들을 으깨서 아이들도 먹을 수 있게 했다.
“여보, 많이 먹어.”
“아니야. 이것들은 일단 남겨두자.”
전혜진이 아쉽다는 듯 말했다.
“아직 많아. 준수 형님이 그러는데 앞으로 채소가 모자랄 일은 없대. 준수 형님 말은 믿을 수 있잖아. 뭘 많이 먹어야 몸이 낫고 몸이 나아야 오래 살아. 우리 세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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