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여자의 이름은 반하나, 임건우의 대학 선배였다.
임건우보다 일 년 선배인 그녀는 예쁘고 공부를 잘해서 캠퍼스 여신이라고 추앙받던 인물이었다.
대학교 3학년 때부터 학생회 회장직을 맡아 졸업할 때까지 학교의 수많은 대형 이벤트를 이끌었으며 맡은 일마다 큰 성공을 거두었다. 성격이 상냥하고 인맥도 넓었으며 철두철미해서 천재라고 불리던 여자였다.
나중에 임건우의 부탁을 받고 성남지사로 와서 유가연의 일을 도왔다.
성남지사가 이렇게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일등 공신이었으며, 유가연의 진짜 오른팔 역할이었다.
하지만 반하나는 외근이 많아서 회사에 방문하는 일이 극히 적었다. 이런 곳에서 그녀를 마주칠 줄이야!
“건우야, 가연 씨랑 싸웠어?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야? 처제가 직접 남자를 데리고 회사까지 찾아오다니!”
반하나의 다급한 말투에서 임건우를 향한 걱정이 묻어났다.
임건우는 차갑게 식은 눈으로 로비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맞을 짓 자처하는 거죠.”
그 말에 반하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라면 당장 달려가서 판을 엎어 버릴 거야.”
임건우는 느긋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안 그래도 내려가는 중이었어요. 유혈 사태가 벌어져도 저 막지 마세요.”
“됐거든? 내 앞에서는 센 척 안 해도 돼. 유씨 가문 여자들이 네 목줄을 꽉 잡고 있다는 거 내가 모를 것 같아? 정말 힘들면 더 깊어지기 전에 이혼해. 네가 이렇게 자존심 굽히며 사는 꼴 못 보겠어.”
건우를 바라보는 반하나의 눈빛이 착잡했다. 후배가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것에 대한 분노와 안쓰러움,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 하지만 임건우는 마침 엘리베이터 쪽을 보고 있어서 그녀의 눈빛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선배, 걱정하지 마세요. 이대로 주저앉아 손 놓고 있지만은 않을 거예요. 저 이미 정신 제대로 차렸거든요.”
안경 뒤에 가려진 반하나의 눈매가 반짝 빛났다.
‘오늘 본 건우는 조금 다르긴 해.’
“고마워요, 선배!”
임건우가 갑자기 말했다.
진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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