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화
심수옥은 진료를 보러 온 사람들과 함께 진료실 문 앞에 줄을 서 있었다. 그녀는 맨 뒤에 서서 바로 앞에 서 있는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이흥방 신의 님의 진찰권은 천금으로도 구하기 어려워 여러 사람에게 부탁하여 겨우 얻었어요."
"그래요, 나도 석 달 넘게 기다렸는데요... 어쩔수 없죠, 다른 의사분들은 의술이 조금 미흡하니까요."
말하는 동안 누군가가 오는 기척을 듣고 고개를 돌린 심수옥은 임건우가 보이자 얼굴을 찡그렸다.
"여기 와서 뭐 하는 거야?"
"어머님."
임건우는 무의식적으로 심수옥을 불렀다.
"어머님은 무슨? 누가 네 어머님이야? 쓸모없는 자식, 내 말 잘 들어, 넌 곧 내 딸과 이혼하게 될 거야, 우린 이미 아무런 관계도 없어. 더 이상 끈질기게 매달리지 마! 너 혹시 나 미행하는 거 아냐? 어디 있을 곳이 없으니까 인제 와서 나한테 사정하는 거니?"
이 말에 임건우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꾸했다.
"아줌마, 신경 쓰지 마세요. 지낼 곳이 충분히 있으니깐요. 지금 들어갈 건데 자리 좀 비켜주죠?"
"너!!! 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
심수옥은 화가 나서 피를 토할 뻔했다. 엄마와 아줌마의 뜻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심수옥은 올해 마흔여섯으로 평소 보양도 잘하고 옷도 스타일리시하게 입어서 30대 초반으로 보였다. 그래서 그녀는 아줌마라는 말을 접수하기 어려웠다. 성이 머리까지 치밀어 오른 그때, 마침 임건우 뒤에서 함께 들어오고 있는 이청하을 보고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서 큰 소리로 외쳤다.
"옳지! 난 계속 궁금했었어, 너 같은 쓸모없는 자식이 어떻게 그렇게 시원시원하게 우리 집에서 나가겠다고 하는지, 알고 보니 이 천한 년의 집에 얹혀 살고 있었네. 그러고도 나한테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말하는 거야? 네가 찾은 여자 좀 봐봐, 생김새가 그게 뭐니? 우리 집 가연의 발끝에도 미치지 않아! 아이고, 옷차림도 봐봐, 몇만 원짜리 싸구려 같네. 뭐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뭐, 네가 쓸모없으니 여자 보는 안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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