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8화
그러자 심수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뭐? 4억? 너 그 많은 돈이 어디서 났어?”
임건우는 대답할 가치도 느끼지 못했다.
그는 당장 이 귀찮은 일을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가서 제련을 연구하고 싶었다.
“차용증이랑 계좌 가져와. 우리 장모님이 빚진 돈, 내가 갚지.”
장평이 미심쩍은 표정으로 따지고 들었다.
“자네 돈은 있어? 고작 몇 달 전에 2천만 원이 없어서 길거리에서 구걸이나 하던 주제에? 어디서 부자 행세야?”
임건우의 서슬 퍼런 눈빛이 장평에게 닿았다. 그제야 장평은 오싹함을 느끼며 어깨를 움찔했다.
“아줌마, 우리 장모님이 머리가 별로 안 좋지만 그래도 이러는 건 아니죠. 둘이 짜고 치는 거라면 둘 다 내 손에 무사하지 못해요.”
임건우가 차갑게 말했다.
심수옥이 발끈하며 소리쳤다.
“내가 바보라는 얘기야?”
임건우는 장모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어린놈이 어디서 협박질이야!”
장평의 남편이 임건우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지만, 임건우는 가소롭다는 듯이 그의 주먹을 쳐냈다. 그러고는 상대의 목을 움켜잡고 가볍게 들어 올렸다.
“내 말 똑똑히 기억하세요. 내 가족들한테 사기 치지 말라고요!”
그가 손을 놓자 남자는 놀란 표정으로 숨을 헐떡였다.
딩동!
입금 문자가 울렸다.
임건우는 장수철에게 1억을 입금한 뒤, 차용증을 찢어버렸다.
돈을 돌려받은 장씨네 가족들은 도망치듯 현장을 벗어났다.
임건우는 유가연의 손을 끌고 구석진 곳으로 가서 조용히 물었다.
“당신 돈이 부족해?”
유가연이 피곤한 기색으로 말했다.
“최근 회사에서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면서 자재를 대량 구입했거든. 회삿돈이 좀 부족해서 내 돈으로 먼저 자재 구입을 했어. 그러고 나니까 남은 돈이 얼마 없네. 잔금만 입금되면 오늘 돈은 바로 돌려줄게.”
임건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갚을 필요 없어. 내 돈은 당신 돈이기도 하니까. 여기 20억 있어. 일단 이거 써.”
유가연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주 대표가 준 거야? 안 돼. 이 돈은 받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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