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2화
가민조는 그 여자의 다리를 부둥켜안고 소리쳤다. “자기야, 돈은 결코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마음이야. 난 이 세상에서 더 이상 자기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을 찾을 수 없어.”
그 여자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웃기지 마. 나는 이런 사랑 따위는 필요 없어. 나에겐 전혀 소중하지 않아.”
마침 BMW 520 차 한 대가 그들 앞에 멈춰 섰다. 창문을 내리자, 웬 젊은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러자 그 여자는 활짝 웃으며 그 젊은 남자를 맞이했다. “자기야, 드디어 왔구나! 잠시만 있어 봐! 금방 갈게!”
그리고 힘껏 가민조를 걷어차며 말했다. “좀 놔! 몇 번이나 말해야 알아들을래? 저기 내 남자친구가 데리러 왔단 말이야! 저 남자야말로 나 모소정과 어울리는 남자야. 톰 브라운을 입고, BMW를 운전하는 남자. 너같이 허름한 국산 차나 운전하는 남자는 나와 어울리지 않아. 혹시 너 누가 버린 차를 주워온 건 아니지? 다신 보지 말자.”
그 젊은 남자도 가민조를 아는 것 같았다. 그는 가민조를 향해 소리쳤다. “야, 가민조! 모소정은 이제 내 여자야. 네가 순순히 놓아주지 않으면, 일상생활도 못하게 만들어버릴 거야. 이 거지야, 넌 여자친구가 있을 자격이 없어!”
모소정은 콧방귀를 뀌며, 가민조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런 뒤, 그녀는 뾰족한 하이힐로 그의 허벅지를 세게 걷어찼다.
이때,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심하군. 겨우 520이나 몰고 다니면서, 부자인 행세를 하다니. 자신이 무슨 재벌이라도 되는 것 마냥 행동하는 군. 어차피 다른 사람들 눈에는 가난한 거지와 다름이 없을 텐데 말이야.”
“누구야? 누가 함부로 지껄이는 거야?”
모소정은 자기 남자친구를 대신해 소리쳤다.
그리곤 임건우를 보자마자,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야. 임건우 너였어? 나는 또 대단한 사람이라도 온 줄 알았네. 원래 구걸이나 하고 다니던 동네 거지 주제에 어딜 껴? 가민조와 둘이 아주 쌍으로 한자리에 모였네. 이 거지 형제들 같으니.”
모소정은 임건우를 알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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