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화
임건우는 가볍게 왼손을 들어 남자의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 몸을 비틀어 남자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당황한 남자가 놀라서 중얼거렸다.
“엄청난 속도야! 어떻게 한 거지?”
그 순간 임건우의 오른손이 남자의 얼굴을 뭉개면서 뒤로 밀쳤다.
쾅!
요란한 소리와 함께 남자의 머리가 롤스로이스 차창에 부딪혔다.
구경하던 사람들은 가슴이 철렁해서 입도 벙긋하지 못했다.
좋은 마음으로 임건우를 말렸던 노인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임건우는 남자의 머리를 다시 잡아서 뭉개버렸다.
일방적인 구타였다.
쾅!
쾅쾅!
롤스로이스 차창이 깨지면서 남자의 이마에서 피가 흘렀다. 그제야 임건우는 동작을 멈추고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이 여자는 내 와이프야. 감히 내 와이프 눈에서 눈물을 흘리게 해? 당신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모두가 숨을 죽이고 그들을 지켜보았다.
중년의 나이에 남자에게 개처럼 맞은 장모 때문이 아니라 와이프의 눈에서 눈물을 뺐다는 이유라니!
도대체 얼마나 와이프를 사랑하면 저런 말이 나올까?
유가연도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여씨 가문의 악명은 그녀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말 한마디로 유씨 가문을 소리 소리소문없이 강주에서 사라지게 할 수 있는 존재였다. 그런 여씨 가문 사람을 상대로 임건우가 폭행을 저질렀으니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유가연은 엄마의 참혹한 모습을 그래도 임건우가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은 자존심이 있다. 벌레도 밟으면 꿈틀한다.
하지만 심수옥은 생각이 달랐다.
‘여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데 임건우 저 무식한 놈이 감히!’
그녀는 바닥에서 일어서서 임건우에게 다가가서 귀뺨을 쳤다.
임건우는 이 허세로 가득 찬 사내를 어떻게 혼내줄지 골똘히 생각하느라 심수옥의 돌발행동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비록 손이 날아오는 순간에 급하게 몸을 피했지만 심수옥의 손은 그의 얼굴을 스쳐서 지나갔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가 장모에게 맞은 것처럼 보였다.
심수옥이 씩씩거리며 욕설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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