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화
“나쁘지 않네. 대신 나한테 힌트 조금만 줄 수 있을까?”
권해솔은 다급하게 물었다. 그 사람이 대체 누구인지, 그녀에게는 정말 중요한 문제였으니까.
“일이 다 끝나고 나서 말해줄게. 어차피 내 약점은 이미 네 손에 들어갔으니 믿지 않아도 돼.”
박은정은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명함을 남긴 채 술집을 떠났다.
그녀의 말이 틀리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이렇게 사람에게 농락당하는 기분은 권해솔에게 매우 불쾌했다.
기분이 좀 우울해진 권해솔은 다시 술을 주문하고 바에서 무대 위의 공연을 보며 정신없이 술을 마셨다.
“언제부터 이렇게 술이 약해졌지?”
권해솔은 어지러운 머리를 툭툭 치며 겨우 앞을 내다봤다. 계산을 마친 후, 그녀는 문 앞에 서서 차를 기다렸다.
차가 올 때까지 차가운 바람을 맞자 조금은 정신이 든 듯했다.
골목 구석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오자 권해솔은 본래 별로 호기심이 없는 편이지만 술기운에 따라 조금 더 용기를 내어 그쪽으로 다가갔다.
그곳에서 권해솔은 강재하와 또 다른 낯선 여자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았다.
두 사람은 너무 가까이 서 있었고 여자는 웃으며 그의 가슴을 두드리고 있었다.
그리고 강재하는 그저 웃으면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 장면을 본 권해솔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역시 남자들은 다 똑같네.’
아무한테나 친근하게 굴면 다른 여자에게도 그런 식으로 다가가게 마련이다.
권해솔은 그곳에서 시선을 떼고 벽에 기대어 서서 얼굴에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을 느꼈다.
편안했지만 지금은 집에 가고 싶었다.
“여긴 웬일로 오신 겁니까?”
강재하가 갑자기 불쑥 나타나자 권해솔은 그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요? 제가 좋은 분위기 다 망친 건가요?”
권해솔은 살짝 웃으며 말했지만 속으로는 묘하게 서운한 감정이 밀려왔다.
“술 마셨습니까?”
강재하는 어두운 환경 속에서도 권해솔이 술에 취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게 당신하고는 상관없죠. 강 대표님. 여자 친구 옆에 계속 있으세요. 여자들은 질투가 심한 법이니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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