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화
두 사람 사이의 모든 상호작용은 문밖에서 지켜보던 이의 눈에 그대로 들어왔는데 눈빛은 어두웠고 속내를 알 수 없었다.
다음 날.
권해솔이 막 실험실 문을 들어서자마자 무슨 물건 하나가 그녀를 향해 빠르게 날아왔다.
다행히 던진 사람의 조준능력이 썩 좋지 않아 권해솔의 어깨를 살짝 스치고 지나갈 뿐이었다.
“언니, 일부러 나랑 엇갈리게 하려고 작정한 거지?”
뒤돌아보니 권설아가 기세등등하게 다가오고 있었고 권해솔은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언니는 그냥 날 질투하고 부러워서 그런 거잖아. 이런 저급한 수법 써서 날 실험실에서 몰아내려는 거 참 치졸하네.”
권설아는 바닥에 내팽개쳐진 파일을 가리켰고 그제야 권해솔도 이 난장판을 제대로 인식했다.
“너야말로 네가 그러니까 남들도 다 더럽게 노는 줄 아는 거겠지.”
권해솔은 자기 옷깃을 잡은 권설아의 손을 밀어내며 미간을 찌푸렸다.
주변에선 아무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
아까 성서리가 와서 권설아에게 호되게 한소리하고 간 직후라 모두 아직도 그 여파에 휩싸여 있었다.
“네가 정말 이 프로젝트에 몰두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일이 엉망이 되진 않았을 거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양관준이 두 사람의 눈빛과 마주치자 괜히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끝까지 인정 안 하겠다 이거야? 그럼 뭐 하나만 묻자. 어제 실험실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나간 사람이 언니지?”
권설아는 이미 어제부터 누가 마지막까지 남았는지 사람들에게 슬쩍슬쩍 물어봤던 것이다.
하지만 권해솔은 여전히 당당했다.
“마지막으로 나간 게 뭐 어쨌다는 거야?”
권해솔은 팔짱을 끼고 권설아 앞에 당당히 서 있었고 기세도 전혀 꺾이지 않았다.
“너한테 정말 직접적인 증거가 있다면 여기 있는 사람들 앞에 내놓으면 되잖아.”
권해솔도 안다. 이런 일로 판단을 받을 때 자신을 도와줄 사람은 고민재 외엔 없다는걸.
하지만 권설아가 뚜렷한 증거를 내놓지 못한다면 그 어떤 주장도 결국 물거품으로 돌아갈 뿐이다.
“이게 무슨 소란입니까? 여기는 말싸움 하라고 있는 데가 아니에요. 권설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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