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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어머니, 제발요. 화 그만 푸세요, 네?” 오유민도 빌었다. 아니면 앞으로 명품 가방, 원피스, 화장품을 무슨 돈으로 산단 말인가? 20% 지분을 꼭 받아야만 했다. 김해가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제수씨, 지난 일은 그냥 지나가게 하자. 아버지가 이렇게 통 크게 나오시는데 20% 지분 받아줘.” 하연미도 흔들리긴 마찬가지였다. ‘그래, 통이 크게 나왔지. 20% 지분이 우스운 숫자가 아니니까. 김호가 평생 피땀 흘리면서 번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돈은 벌지 못해.’ 하지만 몇 년간 SA 가문에서 받은 냉대와 남편을 대하는 태도를 생각하면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게다가 엊저녁에 강서준의 공로를 당당하게 빼앗아 간 것도 모자라 욕까지 먹었고, 아침에 김천용이 김호 식구를 쫓아낸 것을 생각하면 속에서 천불이 이글거렸다. 돌아가지 않는다고 했으니 끝까지 버틸 거다. 아니면 또 웃음거리가 될 게 뻔하다. ‘그깟 돈이 없어도 살 수 있어. 돈이 없으면 수준에 맞게 살면 그만이지. 적어도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편해.’ “나가세요.” 하연미가 문을 가리켰다. 강서준은 앉아서 묵묵히 밥만 먹었다. 하연미가 이렇게 나올 줄 생각도 못했다. 돈이라면 눈이 벌게서 달려들고 김초현을 볼 때마다 재벌 사위를 찾아야 된다면서 이혼하라고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그 뿐이 아니다. 왕지연 앞에서도 무릎 꿇던 하연미가 20% 지분을 완강하게 거절하다니. “작은 엄마, 호의를 무시하지 마세요.” 김위헌이 버럭 화를 냈다. 할아버지를 거절하더니 이젠 아버지마저 거절했다. 할아버지가 20% 지분을 내준 것에 불만이었는데 지금 하연미의 태도를 보니 더 마음에 안 들었다. “할아버지는 김초현을 원해요. 초현이가 말을 안 하는데, 왜 작은 엄마가 나서서 난리예요?” 하연미는 어이없었다. “초현은 내 딸이야. 그러니 나에게 거절할 권리 있어. 썩 꺼지지 못해?” 말하는 동시에 벌떡 일어서더니 빗자루를 쥐고 휘둘렀다. 김해 식구를 쓸어버리듯이 쫓아내고 문을 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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