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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찢어진 화월산거도 강서준은 하는 수 없다는 표정이다. 이윽고 “가서 내 옷장에서 드레스 가져와요, 오늘밤 중요한 파티가 있어요.” 강서준이 일어나 옷장으로 가서 옷장을 열고: “여보, 어떤 거요?” “흰색으로 된 그거요, 브이넥인 거.” “이건 안돼요, 밖에 가는데 이렇게 비치는 걸 입을 순 없어요, 이게 좋겠어요.” 강서준이 터틀넥 블랙 드레스를 들고 와서 김초현에게 건넸다. 강서준이: “맞다, 어떤 파티예요?” 김초현이: “SW 그룹 소인해가 개최하는 경매 파티예요, 좋은 물건이 적지 않을 거고, 참가하는 사람도 상당히 거물들이라 나도 이번 기회에 인맥을 좀 넓혀 볼까 해요.” 이 말을 듣고 강서준이 살짝 당황했으나 별 말 하지 않고: “태워서 바래다 줄까요?” “택시 불러서 갈게요.” “응, 그래요.” 김초현은 드레스로 갈아입고 문을 나섰다. 김초현이 나가고 강서준도 구실을 대고 밖으로 나갔다. SW 그룹, 어느 별장. 여기는 SW 그룹에 남아 있는 유일한 별장으로, SW 그룹의 다른 재산은 부동산을 포함해 전부 청산됐다. 별장에 SW 그룹사람 수십명이 모였다. 리더는 군복을 차려 입은 중년남자다. 이 사람은 소변학의 넷째 아들 소지한이다. 소지한은 서경의 군인으로 아버지 소변학이 임종할 때 임무 중이라 자리를 비울 수 없어, 서둘러 돌아왔을 땐 소변학이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하지만 살인자는 단서를 남겼는데 10년전 강한 그룹의 잔당이었다. 그래서 소지한은 밤새 수도로 돌아와 거물을 찾아갔다. 거물에게 당시 강한 그룹을 없앨 것을 명령하고 화월산거도를 빼앗아 간 정황을 물어봤다. 하지만 별다른 결과를 듣지 못했고 단지 한가지 정보를 알아냈다. 그건 바로 김초현의 얼굴이 망가진 이유로, 10년전 강한 그룹 별장 대화재에서 한 명을 구해내며 화상을 입어서 라는 사실이다! 그 거물은 김초현이 구한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지 반드시 알아내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 정보를 얻고 소지한은 수도를 떠나 강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소지한이 SW 그룹으로 돌아왔을 땐 이미 SW 그룹은 파산했다. 그리고 이것은 그가 조사했던 김초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소지한 곁에 아름다운 여인이 하나 앉아 있다. 피부가 아름답고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그녀는 소인해다. 소인해가: “오빠, 아빠를 누가 죽였는지 지금 당장 단서는 없지만 우리 가족이 김초현때문에 파산했다고 소명이 얘기했어요. 전부 김초현 때문이에요, 김초현이 이예천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예천이 우리 집안을 망쳐 놨어요.” 소지한이 상석에 앉아서 굳은 얼굴로 주먹을 쥐며, “우리 SW 그룹의 적이 누구든 끝이 좋을 순 없어, 이예천이라고 해도 말이야, SW 그룹은 아무나 건드려도 되는 만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세상에 알려줄 때가 왔군. 오늘밤이 SA 그룹 멸망의 날이다!” 강중 호텔, 금번 SW 그룹 경매 파티 연회장. 호텔밖에는 비싼 차들이 즐비하고 수많은 강중의 유명인들이 오가고 있다. 이들은 모두 소인해의 초대장을 받은 사람들이다. SW 그룹이 파산해서 강중의 유명인들은 이 경매 파티에 참석하고 싶지 않았지만, SW 그룹에서 소지한이 돌아왔다는 정보를 흘렸다. SW 그룹이 4대 가문의 우두머리가 된 데는 소지한의 공이 없지 않다. 소지한은 서경의 군인으로 군에서 직위가 상당하다. 이 때 강중 호텔밖에서 검은 바바리 코트를 입은 남자 둘이 걸어 들어왔다. 강중 호텔밖을 지키고 있는 군인을 보고 이혁은 약간 당황해서, “형님, 이거 서경 군인입니다, SW 그룹에 소지한이 돌아왔나 봅니다? 이 소지한이란 사람은 마치 서경의 소요왕 심복 같은데, 계급이 엄청 높습니다. 부지휘관 급입니다.” “소요왕?” 강진이 냉소를 띠고, “오늘 소요왕 본인이 와서 날 막아도, 내가 무릎 꿇릴 거다.” 대하(大夏)에는 다섯 총 지휘관이 있다. 남황은 흑룡, 북강(北疆)은 장부(長夫), 서경은 소요왕, 동역(東域)은 만왕(蠻王), 수도는 천자(天子). 세력으로 따지면 수도의 천자가 제일 강하다. 그리고 남황의 흑룡은 지휘관이 된 기간은 가장 짧지만 실력은 가장 강해서 다른 네 명의 지휘관이 같이 덤빈다고 해도 흑룡의 적수가 되지 못할 게 분명하다. 게다가 흑룡은 또 다른 신분이 있는데 바로 의술의 신이다! 강서준의 의술은 천하 제일로 죽은 사람도 고치고, 못 고치는 병이 없다! 숨만 붙어 있으면, 전부 살릴 수 있다! 염라대왕을 만나러 한 발 들여놓은 사람도 강서준이라면 염라대왕 손에서 빼앗아 올 수 있다! 그래서 다른 네 명의 지휘관이 친히 나타난다 해도 강서준은 눈도 깜짝 하지 않는데, 고작 서경 소요왕의 수하 정도야 말해 뭐해. “형님, 오늘밤에 사람 죽입니까?” “오늘밤 주요 임무는 화월산거도를 돌려받는 거다, 사람을 죽일지 말지는 상황 봐서 결정한다.” “저흰 언제 들어 갑니까?” “서둘지 마, 파티가 시작한 뒤에.” “예!” 두 사람은 호텔밖에서 느긋하게 들어갔다. 미리 와서 파티에 참석한 강중의 유명인들이 호텔에 군인이 지키는 것을 보고 다들 주뼛거렸다. SW 그룹의 소지한이 돌아온 거야! 소변학이 죽고 SW 그룹이 파산했지만 이제 소지한이 돌아왔으니 분명 강중에 파란을 일어날 게 분명하다. 호텔 최고층에 강중의 유명인이 모였다. 김초현도 와있다. 김초현은 블랙 드레스를 입고 늘씬한 몸매에 긴 머리를 말아 올리니 우아하고 품격이 넘친다. 그녀는 대범하게 강중의 유명인과 인사를 나누고 자신의 인맥을 넓혀 나갔다. 이 때 직원 두 명이 그림 한 폭을 들고 들어오는데 김초현 곁에 왔을 때 갑자기 바닥에 떨어뜨렸다. 꽝! 그림이 바닥에 떨어지고, 수정유리 액자가 순식간에 박살이 나면서 유리 파편에 안쪽 그림이 찢겼다. 그리고 그림이 망가진 부분이 마침 김초현 발 아래다. “당신, 뭐하는 거야?” 직원이 땅에 떨어져 유리에 찢긴 그림 한번, 김초현 한번 보고 소리쳤다, “왜 부딪히고 난리야?” “전, 전 안 그랬어요.” 김초현이 당황했다. 그녀는 부딪히지 않았다. “전 아니에요, 당신이 뭔가 잘못했죠?” “말이 돼요, 당신이 나한테 부딪혀서 그림이 망가졌는데, 이 그림이 무슨 그림 인줄 알아요? 이게 2천년도 더 전에 그려진 명화 화월산거도라고, 340억 짜리!” 다른 직원도 입을 열어 김초현을 가리키며, “당신이야, 김초현, 당신이 부딪혔어!” 이 상황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무슨 일입니까?” 군복을 입고 키가 훤칠한 중년 남자가 걸어와서 호통치며: “왜 이리 호들갑이야, 예의는 다 어디 갔어?” “소사장님, 저희가 화월산거도를 잘 들어서 뒤쪽 업무 구역에 설치하고 있었는데 김초현씨가 부딪히는 바람에, 화……화월산거도가 망가졌습니다.” 소지한이 쭈그리고 앉아 유리에 찢겨서 입을 벌리고 있는 산수화를 보고 순간 안색이 변하며, “화월산거도가, 이……이게 망가지다니……이건 340억 상당이라고!” “저 아니에요, 제가 그런 거 아니라고요!” 가치가 340억이란 얘기를 듣고 김초현은 새파랗게 질려서 얼른 뒤로 물러났다. 이렇게 비싼 건 물어낼 수 없다. SA 그룹을 몽땅 때려 부어도 물어낼 수 없다. 소지한이 일어나 김초현을 보고 찬바람이 이는 표정으로, “나 소지한은 절대 누구에게도 억울한 누명을 씌우지 않을 것입니다. 여긴 CCTV가 있으니 당신인지 아닌지 CCTV를 보면 알 겁니다. 거기 너희들, 가서 CCTV가져 와!” 몇 분 뒤 누군가 CCTV를 가지고 왔다. 소지한은 강중 유명인들이 보는 가운데 직접 CCTV영상을 켰다. 영상에 두명의 직원이 액자를 들고 걸어오는데 김초현에게 부딪혀 액자는 바닥에 떨어지고 그림까지 망가졌다. 이 장면을 보고 소지한은 차가운 목소리로: “김초현씨, 340억 입니다. 너희들은 김초현을 나에게 데려오고 사람을 SA 그룹에 보내서 340억을 물어내게 해, 만약 돈이 없으면 SA 그룹 전체를 끌고 와.” 김초현은 경비병들이 걸어오는 것을 보고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다급하게 거의 울먹이며: “저 아니에요, 정말 제가 아니라고요, 소 장군님, 제가 그런 거 아니에요, 전 정말 그런 적 없어요. 억울해요. 전 부딪히지 않았어요.” 주위에 모인 사람이 적지 않았지만, 입을 여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모두 속으로 김초현이 안됐다고 생각했다. “안됐네, SA 그룹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는데 이걸로 완전 끝장이군.” “그러게, 340억이야, SA 그룹은 이 참에 파산하겠네, SA 그룹의 모든 자산을 다 팔아도 340억을 다 변제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김초현도 재수에 옴 붙었어, 어쩜 그렇게 조심성이 없는 거야.” 여럿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완전무장한 경비병이 다가오는 것을 보자, 김초현은 놀라서 사지에 힘이 빠지고 얼굴은 하얗게 질려 계속 뒷걸음질을 쳤다. 두명의 완전 무장한 군인이 무기를 들고 김초현 쪽으로 와서 칠흑 같은 총구를 그녀에게 댔다. 소지한이 명령하길: “데리고 뒤쪽 방으로 가라!” 절망과 무기력한 상태로 김초현은 두명의 무장 군인에게 끌려 갔다. 소지한의 수법이 적지 않은 사람들을 압도했다. 하지만 그들도 김초현을 동정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약간은 고소해 했다. 그리고 이런 해프닝이 있었으나 경매는 중단되지 않고 SW 그룹의 소인해가 나와서 경매 파티의 사회를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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