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장

“흥, 얄미운 놈이 드디어 가버렸어!” 조문양이 떠나는 것을 보고 김수아는 화가 풀렸다. “수아야, 넌 현도랑 TV 보고 있어. 엄마가 저녁 준비를 끝내고 너희들을 부를게.” 이연은 김수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엄마.” 김수아는 임현도를 데리고 소파로 가서 앉았다. 이를 본 서연이도 즉시 따라와 곁에 앉아 열정적으로 말했다. “총각, 이름이 임현도라고 했죠? 앞으로 현도라고 부를게요. 이제 수아랑 결혼하게 되면 우린 한집식구에요.” “네.” 임현도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아까 숙모가 김수아에 대한 태도를 눈여겨보았다. 김수아도 안색이 어두웠다. 서연은 그의 담담한 태도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며 오히려 아첨했다. “현도, 이전의 일은 모두 오해이니 마음에 두지 말고요, 앞으로 우리는 한집 식구가 될 거예요. 수아야, 현도와 이야기하고 있어, 숙모는 방해하지 않고 베란다에서 햇볕 쪼임을 하고 있을게.” 말을 마친 후 서연은 눈치껏 김동만을 데리고 베란다로 들어가 임현도와 김수아에게 혼자 있는 시간을 주었다. 벌써 해가 저물었는데 햇볕 쪼임을 어떻게 한단 말인가... “쯧.” 김수아는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임현도 씨, 우리 숙모는 전형적인 속물이니 신경 쓰지 마세요.” “알고 있어요.” 임현도는 웃으며 고개를 돌려 김수아를 바라보았다. “수아 씨 기분은 좀 나아졌어요?” 임현도의 갑작스러운 관심에 김수아의 눈 밑에는 수줍음이 스쳤다. “고마워요. 이젠 괜찮아졌어요.” “다행이에요.” 임현도는 부드럽게 웃었다. 그의 애정이 어린 눈빛에 김수아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엉뚱한 생각을 계속하지 않기 위해 재빨리 리모컨을 꺼내 예능프로그램을 켰다. “하하!” 임현도는 예능프로를 보며 배꼽을 잡고 웃었다. 그러나 김수아의 마음은 딴판이었다. TV를 보며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현도, 수아, 형님, 형수님, 여보, 식사해요!” 이연은 저녁이 완성되었음을 알렸다. “알았어.” 모두 이 소리를 듣고 달려왔다. 김호민은 푸짐한 음식상을 보고는 감격하여 손을 비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