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장

김수아는 안색이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전화를 받았다. “죄송하지만 시간이 없어요.” 불과 몇 초 사이에 김수아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러나 곧 벨이 다시 울렸다. 이번에는 숙모가 전화해 왔다. 그녀는 할 수 없이 다시 전화를 받았다. “숙모, 난 그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아요.” “수아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숙모도 너희 가족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하는 거야. 김씨 가문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너 아직도 몰라? 문양은 이미 너의 집에 도착했고 나와 너의 큰아버지도 여기에 있으니 빨리 돌아와. 우린 네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거야.” “숙모...” “뚜뚜.” 김수아가 말을 계속하기도 전에 숙모는 이미 전화를 끊어버렸다. “휴.” 김수아는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할 수 없이 먼저 돌아가야 했다. “무슨 일 있었어요?” 김수아의 어두운 표정을 본 임현도는 관심을 가지고 물었다. “저희 숙모예요.” 김수아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저에게 맞선을 주선했어요...” “맞선을 주선했어요?” 임현도는 이 말을 듣고 눈썹을 치켜세웠다. “네.” 김수아는 임현도가 오해할까 봐 고개를 끄덕였다. “김씨 가문에서 최근 어려움에 부딪혀 돈이 많이 필요했어요. 숙모와 큰아버지는 회사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나에게 돈 많은 남자를 소개해 주고는 그 사람과 함께 있게 하려고 애썼어요.” “그래도 싫어서 거절했는데 그 후에도 숙모는 하루가 멀다 하게 그 사람을 집으로 데려오셔서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았어요.” 임현도는 숨을 한 번 깊게 들이쉬며 말했다. “그 사람이 더는 귀찮게 구는 걸 원치 않는다고요?” “네.” 김수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같이 가요.” 임도현가 말했다. “정말요?” 김수아는 기뻐서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그녀는 곧 의문이 생겼다. “그런데, 어떤 신분으로 소개해야 하나요...” 일반 친구의 신분으로는 상대방을 거절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난감해하는 김수아를 보며 임현도는 이미 대책을 생각해냈다. “괜찮으시다면 내가 남자친구로 사칭해도 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