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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장

임현도는 친구 추가를 동의했다. [안녕하세요, 임 선생님!] 채팅창에는 바로 김수아의 메시지가 떴고 뒤에는 귀여운 이모티콘도 같이 붙어있었다. [안녕하세요.] 임현도는 화면을 클릭하여 바로 답장을 보냈다. [오전 일은 정말 감사했습니다!] 김수아는 다시 한번 임현도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오늘 임현도가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김 대표님은 절대 김씨 가문이랑 협력하지 않았을 것이다. 임현도는 김씨 가문 구세주였다! [수아 씨, 별말씀을요. 정말 감사하시면 커피 몇 잔 더 사주세요, 하하!] [좋아요! 근데 요즘엔 좀 어려울 것 같아요. 오늘 카페에서 얘기한 그 친구가 결혼하거든요. 앞으로 며칠 동안은 같이 웨딩드레스를 골라야 하고 들러리도 서야 해서 일이 다 끝나면 그때 사드릴게요, 죄송해요.] [들러리, 좋은 일인데요.] [맞아요, 지난번 유정이가 결혼할 때 제가 해외에서 유학하느라 참석 못 했거든요. 이번 기회에 그때 아쉬움을 달래야죠. 유정이도 그런 녀석한테 시집가서 너무 불쌍해요!] 그 얘기를 꺼내자 김수아는 화가 났다. 그 자식이 오늘 또 허유정을 찾아갔고, 유정이의 동생까지 때렸다고 들었었다. 정말이지 너무 가증스러웠다! 이 일들을 모두 허유정이랑 통화하면서 알게 된 것이었다. [하하, 그래요?] 화면 임현도는 화면을 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만약 김수아가 내 신분을 알게 되면 바로 날 차단하겠지?' [맞아요, 그 사람 얘기만 하면 열 받아요!] 김수아는 분노에 차서 말했다. [그럼 그 사람 얘기 안 하면 되죠.] 임현도는 어색하게 답장했다. [삼 일 뒤에 비네스호가 영성 부두에 정박한다던데, 혹시 그때 가세요?] 김수아는 다른 주제를 꺼냈다. [네.] [유정이랑 장문수 씨 결혼식에 참석하시는 거예요?] [아... 아니요. 전 크루즈 좀 둘러보려고요.] [그래요, 우리 마주칠 지도 모르겠네요.] 김수아는 조금 기대됐다. [하하, 그러게요.] 임현도는 말은 그렇게 했어도 속으로는 만나지 않았으면 했다. 그때 분명히 허유정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김수아는 분명 '임현도'를 크게 오해하고 있었다. [참, 한 가지 물어봐도 돼요?] 그때 김수아가 갑자기 주제를 돌려 물었다. [뭘요?] [혹시... 저희 예전에 만난 적 있어요?] [갑자기 그건 왜 묻죠?] 설마 김수아가 날 알아본 거야?' [아침에 원유 그룹에서 왜 갑자기 절 도와줬나 해서요.] 김수아가 솔직하게 말했다. 임현도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아마 인연인가 보죠. 인연 믿으세요?] 인연?' 그 말을 들은 김수아는 심장이 쿵쾅거렸다. 임현도의 말 한마디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건... 고백하는 건가?' [저기... 제가 잘 이해가 안 돼서요. 그게 무슨 뜻이에요?] 김수아는 떨리는 손으로 타이핑했다. [하하, 별거 아니에요, 그냥 해본 말이에요.] 김수아의 마음을 알 리가 없는 임현도는 아무렇지 않게 답했다. 하지만 김수아는 심장박동이 점점 빨라졌다. 내 생각이 맞은 거야?' 뭐... 뭐라고 답해야 해?' 인연을 믿는다고 할까?' 하지만 그러면 너무 주동적인 거 아니야?' 게다가 그냥 농담한 거면 어떡해? 그러면 너무 민망하잖아!' 김수아가 고민하고 있는데 임현도는 자신의 말 때문에 분위기가 싸해진 줄 알고 어색하게 핑계를 댔다. [죄송해요, 수아 씨. 제가 갑자기 일이 생겨서요,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 [네, 임 선생님.] 김수아는 그렇게 답장한 걸 정말 많이 후회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대담하게 답장해야 하는 거였어!' 임 선생님이 설마 정말 나 좋아하는 거야?' 하지만 바로 그 생각을 접었다. 임 선생님처럼 훌륭한 사람이 왜 나를 좋아하겠어...' 김수아야 김수아, 정신 차려. 그저 분위기 띄우려고 농담한 것뿐이잖아!' 김수아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을 위로했다. 휴대폰을 내려놓고 자려고 누웠는데도 머릿속에 온통 임현도가 말한 말뿐이어서 계속 뒤척거리며 잠에 들지 못했다. 그리고 다른 한편. 임현도도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나중에 김수아한테 자신과 허유정의 사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 시간이 흘러 눈 깜짝할 사이에 3일이 지났다. 오늘은 영성에 아주 큰 행사가 일어나는 날이다! 세계 제일인 크루즈 비네스호가 영성 부두에 정박하는 날이었다! 입구에는 4명의 군인이 꼿꼿이 서서 탑승자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었다. 크루즈는 총 21층이었고 층마다 아주 화려했다! 크루즈 6층 연회장에는 손님들이 모여 있었고 장문수와 허유정의 결혼식도 6층 연회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많은 업계 인사들이 축하를 보내왔다. 장문수가 영성에서 이름을 날린 이유도 있었지만, 오늘 결혼식에 블랙이 직접 축하하러 온다고 소문이 났기에 모두 세계 재계 1위인 그를 보고 싶어 했다! 운이 좋으면 세계 제일의 재벌을 직접 뵐 수도 있었다! 그때, 심플한 옷차림을 한 임현도가 크루즈 입구에 도착했다. 눈앞에 있는 익숙한 하얀색 비네스호를 보자 그는 생각에 잠겼다. 이 크루즈는 임현도와 7년 동안 같이 했고 그와 함께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그만의 상업 제국을 만들었었다. 임현도가 들어가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뒤에서 날카로운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임현도, 네가 여긴 왜 왔어?" 갑작스러운 익숙한 목소리에 임현도는 발걸음을 멈췄다. 고개를 돌아보자, 허진숙이 까칠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허진숙의 옆에는 허천수가 오른팔에 깁스를 하고 차가운 표정을 짓고 서 있었다. "여기 내가 오지 말라는 규정이 있어요?" 임현도는 눈썹을 치켜세우고 허진숙을 보며 말했다. "당신들도 여기 있잖아요." "허!" 허진숙은 콧방귀를 뀌며 오만한 표정으로 임현도를 쳐다보았다. "우리 딸 결혼식이 여기서 열리니까 여기 있는 거야. 넌?" "그냥 구경하러 왔어요." 임현도는 담담하게 답했다. "구경하러 왔다고? 여기가 시장인 줄 알아? 크루즈 앞에서 그렇게 오래 서성이는 거 보니, 혹시 몰래 들어가서 내 딸 결혼식 망치려는 거 아니야?" "죄송하지만, 당신 딸 결혼식에 관심 없어요." "웃기시네!" 허진숙은 확신에 차서 말했다. "엄마, 더 말해서 뭐해요. 누가 결혼식을 망치고 싶어도 그럴 자격이 있겠어요?" 그때, 옆에 있던 허천수도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비네스호에 들어가려면 크루즈 주인의 인정을 받거나 아니면 우리 누가의 결혼 초대장이 있어야 해. 이게 일반 크루즈처럼 티켓만 사면 들어갈 수 있는 줄 알아?" "아들, 네 말이 맞아!" 허진숙도 맞장구를 쳤다. "그러니까 수작 부리지 마!" "그러니까요, 엄마." 허천수는 싸움에서 이긴 듯한 쾌감을 느꼈다. 이 자식 지난번에 내 손을 부러뜨렸지, 내가 오늘 반드시 너 제대로 모욕할 거야!' "말 다 했어? 그럼 내가 탑승하는 거 방해하지 마." 하지만 임현도는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 허천수의 낯빛이 변했고 마치 허공에 헛발질한 느낌이 들어 임현도를 노려보며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 "우리 누나한테 빌붙어 사는 찌질이 주제에 어디서 센 척이야! 네가 초대장 없이 어떻게 탑승하는지 두고 볼 거야!" "그럼 눈 똑바로 뜨고 잘 봐." 임현도는 말을 마치고 비네스호 크루즈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허천수와 같은 사람한테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았다. 허천수는 임현도와 인식이 다른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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