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화
강재혁의 손바닥이 자신의 손등을 덮고 있는 감각이 어색했던 주다인은 입술을 꼭 다물고 손을 빼내려 했지만 쉽게 벗어날 수 없었다.
“저는 괜찮아요. 이 수액은 그저...”
하지만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강재혁이 어이서 말했다.
“이제 뭐든 끝까지 맞고 가요. 경찰서는 조금 늦게 가도 되잖아요. 제가 함께 갈게요.”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주다인은 무언가 말하려다 입을 닫고 결국 그렇게 하기로 했다.
반 시간쯤 지나고 주다인은 강재혁과 함께 경찰서에 도착했다. 고집스레 건넨 그의 정장 상의를 걸친 채였다.
하지만 그의 이런 호의에도 주다인의 마음은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경찰서에 도착하자 강재혁을 본 경찰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그는 조용히 주다인을 가리키며 경찰에서 눈짓을 보냈고 그제야 경찰은 주다인을 향해 다가왔다.
“주다인 씨, 그중 한 사람이 주다인 씨를 만나고 싶어 합니다. 우리도 여러 방법을 써봤지만 여전히 입을 열지 않아서요. 그래서 주다인 씨에게 부탁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런 일을 겪은 보통의 여성이라면 트라우마 때문에 쉽게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
경찰은 혹시 주다인이 또 한 번 충격을 받을까 봐 조심스럽게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하지만 주다인의 얼굴은 담담했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려는 순간, 강재혁이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저도 같이 갈게요.”
“괜찮아요, 강 대표님. 이미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주다인은 짧게 인사하고 경찰에게 말했다.
“갑시다.”
강재혁은 그 자리에 남아 생각에 잠긴 듯한 눈빛으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오랜 시간 사업하면서 누구보다 냉정하고 확실하게 일해 온 그였지만 지금 그는 낯선 감정 속에서 처음으로 무력함을 느끼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다인 씨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누군가를 달래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 그였지만 어느새 스스로가 선을 넘어 그녀에게 다가서고 있었다.
한편, 주다인은 심문실에 들어섰다. 그 안에는 수갑이 채워진 채 앉아 있는 턱수염 남자가 있었다.
상처는 이미 지혈된 듯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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