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화

“혼자 해외에 나가는 게 너무 무서워요. 전 엄마 없이는 못 살아요!” 그 말에 이윤희도 애써 마음을 다잡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청아야, 언젠가는 혼자서도 살아가야 한단다. 엄마가 평생 너의 곁에 있을 순 없어.” 그 말은 차가운 칼날처럼 송청아의 가슴을 깊게 베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듯한 아픔이었다. 송청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눈물이 하염없이 떨어졌다. 부모님은 정말로 자신을 보내려는 모양이었다. 그러면 결국 주다인이 진짜 금수저 인생을 살게 될 것이다.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송청아는 돌아서서 밖으로 뛰쳐나갔다. 송청아의 눈빛에 분노와 증오가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 ‘언니, 이 모든 건 다 언니가 나를 몰아세운 거야!’ 한편, 강재혁은 이틀 동안 틈틈이 주다인에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돌아오는 답장은 없었다. 그는 자신보다 더 강한 인내심을 가진 사람을 처음 봤다. 평소 그는 타인의 관심을 자주 무시해 왔고 귀찮은 메시지는 아예 차단해 버리곤 했었다. 이제 자신이 그 상대방의 입장이 된 격이었다. 강재혁의 눈동자에는 불안과 당혹이 스쳐 갔다. 그는 결국 참지 못하고 직접 운해 대학교로 향했다. 하지만 연구실에 도착하고 그는 결국 자신이 허탕을 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주다인의 모습을 끝내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강재혁의 표정이 점점 차가워지더니 미간을 깊이 찌푸린 채 주저 없이 전화를 걸었고 그의 주변으로 위험한 기류가 퍼져 나갔다. “지금 고객님께서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차가운 기계음이 그의 심장을 툭 하고 건드렸고 불안감은 점점 더 커져갔다. 그는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며 낮고 차가운 목소리로 비서를 향해 말했다. “송씨 가문에 연락해서 주다인이 어디 있는지 한번 알아봐. 그 사람들도 모른다면 주다인은 지금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해.” 주다인이 눈을 떴을 때, 몸은 침대에 묶여 있었다. 방 안에는 퀴퀴한 곰팡내가 코를 찔렀고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남자들의 만족스러운 숨소리는 기분 나쁜 공기를 더욱 짙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