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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그 말은 마치 날카로운 칼끝처럼 송청아의 가슴을 찔렀다. 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고 손끝은 힘이 들어가며 저릿하게 아파왔다. 강재혁의 말이 대체 무슨 뜻이지? 이윤희는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맞아요. 이 모든 게 다 강 대표 덕분이에요. 그때 다인이를 데리고 연회장에 오시지만 않았어도 전 제 딸을 또다시 놓칠 뻔했으니까요.” 그날, 강재혁이 아니었다면 주다인은 애초에 송씨 연회장에 발도 못 들였을 것이다. 결국, 그가 아니었다면 두 사람은 지금도 서로를 몰랐을지 모른다. 강재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히 말했다. “별일 아닙니다. 그런데 오늘은 그 친구는 안 보이네요.” 전날 밤, 주다인은 거의 해가 뜰 무렵이 되어서야 겨우 잠들었다. 아침이 되어 겨우 눈을 뜬 그녀는 잠옷 차림에 반쯤 감긴 눈으로 비척비척 내려왔다. 오늘도 어머니의 아침 식사를 챙겨드릴 생각이었다. 어제 만든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고 기분이 좋았고 이 집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으니 이렇게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계단을 내려오던 그녀는 곧장 강재혁과 눈이 마주쳤고 그 순간, 주다인의 머릿속은 하얗게 멎었다. ‘잠깐만... 나 지금 꿈꾸는 건가? 왜 강재혁이 여기 있는 것 같지?’ 반면, 강재혁 역시 그녀를 바라보며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그 시선에 정신이 번쩍 든 주다인은 이내 현실을 깨달았다. 진짜다. 진짜 강재혁이었다! 혹시, 오늘 바로 청혼하러 온 건가? 주다인은 황급히 자신의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잠옷에 슬리퍼, 머리는 헝클어지고 얼굴은 아직도 잠이 덜 깬 상태였다. 심지어 양치도 안 한 것 같았다. 너무 창피해서 그를 보지도 못한 채 그녀는 그대로 등을 돌려 도망치듯 계단을 뛰어올라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강재혁의 입가에는 알아차리기도 전에 미세한 웃음이 번졌다. 그리고 그 모든 장면을 송청아는 또렷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노력해도 그의 미소 한 번 본 적 없었는데, 지금 막 깨어나 잠옷 차림에 눈 비비며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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