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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8장

같은 시각, 남원 공항. 사람들이 귀빈 통로를 빠져 나왔다. 맨 앞에 있는 사람은 설민혁과 설지연 두 사람이었다. 다만 과거에 날뛰던 두 사람은 지금은 오히려 하인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들 뒤로 자수 양복을 입고 차가운 기색을 띤 젊은 남자가 한 명 있었다. 이때 그가 담담하게 말했다. “설민혁, 설지연, 어르신이 너희들에게 기회를 안 줬다고 하지 마!” “이번에 너희들이 잘 하면 장북산 선생을 대구로 모시고, 정가는 너희들을 하인으로 삼을 거야!” “만약 잘 못하면 바로 꺼져버려! 우리 정가에는 개가 많거든. 한 두 마리가 모자라서 이러는 게 아니니까!” 설민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허리를 굽혔다. “정천 도련님, 안심하세요. 저희는 반드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남원은 저희 바닥이니 이번에 임무를 잘 완수하겠습니다.” 설지연은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천 도련님, 여행에 지치셨을 텐데 오늘 밤 제가 잘 모시겠습니다!” “퍽______” 정천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의 곁에 있던 여비서가 앞으로 나와 설지연의 뺨을 때리며 차갑게 말했다. “너는 개 한 마리일 뿐인데 네가 그럴 자격이 있어?” “감히 그럴 리가요! 저는 자격이 없지요!” 설지연은 감히 아무런 불평도 하지 못하고 웃는 낯으로 대하며 허리를 굽힐 뿐이었다. 설민혁과 눈이 마주쳤을 때 그녀의 눈빛에는 원망과 독기가 가득했다. 하현, 설은아! 너희들 생각도 못했을 거야! 우리가 돌아왔다! 너희를 밟아 죽일 수만 있다면 우리 둘은 남의 집 개가 되도 괜찮아! …… 대구 정가 외에도 크고 작은 많은 가문들이 남원에 왕림했다. 도대체 누가 장북산 선생이 귀국한다는 소식을 퍼트렸는지 모르겠다.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대하 상류층 전체가 이 소식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의학계의 태산북두는 줄곧 각 최고 가문의 귀빈으로, 듣기로 장북산 선생에게는 심지어 사령관이라도 깍듯하게 모셔야 한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의학계에서 장북산 선생의 위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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