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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8장

설유아는 창백한 얼굴로 힘없이 말했다. “엄마, 형부를 탓하지 마. 이번 일은 형부가 학교에서 나 대신 화풀이를 해줬기 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 그렇지 않았으면 소씨 집안에 미움을 사지 않았을 거야……” 지금 유아의 머릿속에는 온통 방금 형부가 나타났던 장면으로 가득 찼다. 그녀는 항상 형부가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형부는 그녀의 눈에 영웅과 다를 바가 없었다. 은아는 맨 마지막에 떠나올 때의 장면을 떠올렸다. 하현은 이미 수백 명의 사람들에게 둘러 싸여 있었고 살아서 나올지도 알 수가 없었다. 비록 하 세자가 일을 해결하겠다고는 했지만 은아의 마음 속은 여전히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유아야, 너 먼저 좀 쉬어. 나는 천일그룹에 다녀올게. 하 세자한테 가서 형부를 구해 달라고 해보려고!” 은아는 긴장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희정은 그 말을 듣고 미칠 지경이었다. “은아야, 너 머리가 어디 이상해 진 거 아니야?” 너 며칠 전에 하 세자를 거절해 놓고 이제 와서 네 남편을 구해달라고 하다니, 어떻게 동의를 해주겠어?” “그래도……” “그럴 것 없어! 오늘 너희 둘은 어디도 갈 수 없어!” “나랑 네 아버지랑 방법을 찾아 볼게. 그때가 되면 그 폐물을 대신해서 좋은 묘지를 하나 찾아볼게!” 희정은 말을 마치고 문을 박차고 나갔다. 나간 김에 문을 거꾸로 잠갔다. 방 안에서 은아는 눈 앞이 캄캄해져 또 기절했다. 그러자 유아는 당황했다. “언니, 형부가 바로 하 세자야. 바로 그 사람이야!” 안타깝게도 이번에 은아는 완전히 기절한 바람에 설유아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 같은 시각. 남원 교외, 홍가 저택. 지금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무거웠다. 홍인조가 있는 홀 안은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고 있었다. 이때 강남 길바닥의 왕 홍인조 외에 소씨 집안의 가주 소장경도 있었다. 이 두 명의 진정한 거물들은 강남에서 모든 것을 손바닥 뒤집듯 할 수 있는 존재들이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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