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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1장

하수진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하는 백모용의 모습을 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이런 사람은 능력이 좋고 야심도 많다. 그녀가 가장 즐겨 쓰는 사람이 바로 이런 사람이다. “천일그룹이라고 들어봤지?” 하수진은 손을 내리며 가볍게 웃었다. 백모용은 여전히 눈을 뜨지 못하고 깊이 생각하며 말했다. “천일그룹의 소항 지사가 이틀간 이남의 모든 자원을 통합해 소항에 새로운 비즈니스 센터를 세우려고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수진이 말했다. “나는 그들이 이 비즈니스 센터를 영원히 건설하지 않기를 바래.” “네!” 백모용은 이유를 묻지 않고 숙연히 고개를 숙였다. 한참 후, 발자국 소리가 멀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어두운 표정으로 천천히 눈을 떴다. “소항에 비바람이 몰아 닥치겠군. 하지만 이건 우리 백가의 기회야. 천일그룹, 재미있네.” 백모용이 중얼거리며 입을 열었고, 얼굴빛은 헤아릴 수 없었다. …… 육해민이 선정한 곳은 버려진 대형 쇼핑몰이었다. 이곳은 이미 오랫동안 황폐화되어 있었고, 소항 가장 번화한 지역에서는 조금 눈에 거슬려 보였다. 육해민의 말로는 비즈니스 센터가 들어서면 소항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한다. 또 새롭게 세워진 비즈니스 센터는 천일그룹의 이남 지역의 중심권 포석이 돼 사방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지사 측은 이 땅을 위해 이미 2백 억의 계약금을 지불했고, 오늘 정식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천억에 이 땅을 인수하기만 하면 된다. 이것은 큰 일이라 결국 하현이 직접 나서서 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 천일그룹 쪽의 일부 임원들은 특별히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고 왔다. 하현과 우윤식도 현장에 도착했다. 폐 상가 사무실에 왔더니 사람이 많았다. 앞장선 중년의 남자는 양복을 입고 있었지만 아무리 봐도 건달 티가 났다. 이때 그는 책상에 두 다리를 꼬아 얹었고 시가를 입에 물고는 아무렇게나 앉아 있었다. 안하무인처럼 보였다. 그의 뒤에는 열 명 정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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